매일신문

비디오 파문·서태지 컴백 '최대이슈'

올해 국내 연예계 최대 뉴스는 '서태지의 컴백'과 '백지영 비디오 파문'이다.4년 여 동안 미국에서 은둔생활을 하며 컴백설이 끊임없이 나돌았던 서태지는 지난 8월 전격적으로 돌아왔다. 9월 초 신곡 '울트라 맨이야'를 발표,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으로 일단 컴백은 성공했다.

서태지를 통해 핌프록이란 하드코어 계열의 음악이 가요계에 알려졌다. 핌프록은 언더그라운드 무대에서 인디밴드들이 소수의 마니아를 위해 연주하던 비주류 장르. 서태지는 이러한 한계를 뛰어 넘어 100만 장이 넘는 음반판매량을 기록, 역시 '울트라 스타'의 면모를 확인시켰다. 그러나 경박하고 충동적인 미국의 소수 장르를 국내에 도입한 것 외에 무슨 의미가 있는가 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2년 전 '오현경 비디오'에 이어 터진 '백지영 비디오 파문'은 "연예인들의 사생활 보호"와 "대중 스타의 문란한 성의식"이란 상반된 반응과 함께 우리사회의 '엿보기' 심리를 다시 한번 드러낸 사건이었다.

'선택''새드 살사' 등을 히트시키면서 가요계에 라틴 열풍을 몰고 왔던 백지영은 미국으로 도피한 오현경과 달리 가수생활을 계속하겠다는 기자회견까지 열어 몇 년 사이 변화된 연예인들의 의식을 엿보게 했다.

올해는 주병진 성폭행사건과 HOT 멤버인 강타의 음주사건, 송영창의 원조교제 사건 등 연예인들의 탈선이 이어진 해였다. 따라서 연예인들의 도덕적 해이에 대한 강도높은 비난이 일기도 했다.

한편 가요계는 전반적으로 침체 분위기. 외환위기 이후 하강곡선을 그려온 음반 판매는 올해 서태지와 '가시나무'의 조성모 등이 맹활약했지만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일본 대중문화 3차 개방으로 일본의 인기그룹 페니실린과 차게&아스카의 내한 공연이 열렸으나 흥행에 실패했고, 올드 팝가수 올리비아 뉴튼 존, 라틴팝의 황제 리키 마틴의 내한 공연도 성공하지 못했다.

방송도 올해 폭력과 선정성으로 얼룩졌으며 연말에는 박찬호 스포츠중계권 등의 문제로 시청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다.

MBC의 오락프로그램인 '일요일 일요일 밤에'에서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출연한 여자연예인의 가슴이 노출된 장면이 그대로 방영된 것이 기폭제. 이 사건으로 문화관광부 장관이 "방송의 폭력, 선정성을 뿌리뽑겠다"며 이례적으로 선언까지 했다.MBC가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 독점중계권 계약을 발표하면서 스포츠중계권 다툼은 연말 방송가의 최대 이슈로 등장했다. 당초 방송 3사가 공동협상단을 구성하기로 한 것을 MBC가 독식해 버리자 KBS는 보복으로 프로야구와 축구, 농구 등 국내 인기 프로스포츠 중계권을 싹쓸이해 버렸다. 지상파의 중계권 다툼이 벌어지자 국내 경기는 아랑곳없이 막대한 외화를 낭비한다는 시청자들의 비난도 빗발쳤다.

한편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상봉장면이 생중계되는 등 남북 화해무드가 방송을 통해 안방에 물결쳤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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