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증시 연말 대폭락,코스닥 투매 양상

미국 증시 폭락, 현대전자 유동성 문제, 은행권 구조조정 지연, 주가조작 파문 등 대형악재로 인해 폐장(26일)을 앞둔 주식시장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연일 투매양상이 빚어지는 가운데 코스닥지수가 사상최저치를 잇따라 경신하며 54포인트대로 추락했다. 거래소 시장도 하락세를 보여 21일 오전 장중 한때 심리적 지지선인 500선이 붕괴됐다. 연말에 증시가 바닥을 가늠하기조차 힘든 폭락세를 나타내자 투자자들은 "시장 자체가 붕괴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은 21일 오전에도 급락세를 보여 10시30분 현재 코스닥지수가 전일보다 4.12포인트 떨어진 54.86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의 폭락세가 진정되지 않은 채 투매양상을 보이며 하락종목수가 500종목을 넘고, 이중 하한가 종목수가 100여개에 이르고 있다.

미국 나스닥 시장이 7일 연속 폭락한데다 동신에스엔티의 주가조작 발표 여파 등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어 "무조건 주식을 팔자"는 투매양상이 되풀이됐다.

거래소 시장의 종합주가지수 역시 하락세를 보여 오전 10시30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보다 9.98포인트 내린 504.23포인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증시 폭락 등의 악재로 급락세로 출발해 장중 한때 500선이 무너졌으나 이후 저가매수세 유입으로 간신히 500선을 회복했다. 하지만 지수 관련 대형주들이 하락세를 보여 낙폭이 커짐에 따라 지수회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지속적 하락과 국내 금융·기업구조조정 지연, 현대전자 유동성 문제 및 현대그룹의 외자유치 차질, 주가조작 등의 악재에다 폐장전 주식을 팔고 해를 넘기려는 투자자들의 심리 때문에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 경우 지지선 설정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며 거래소 시장도 500선 붕괴를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보수적 투자자세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가폭락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도 급등세를 보여 21일 오전 10시30분 현재 1천224.20원으로 이달 4일 기록한 연중최고치(1천217.10원)을 넘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침몰하는 코스닥, 투자자들 망연자실

"침몰하는 코스닥, 바닥은 어디인가" 올해 주식시장 폐장(26일)을 앞두고 코스닥 시장이 '처참하게' 무너지고 있다. 투매현상까지 빚어지며 코스닥지수가 사상 최저치를 잇따라 경신하는 등 시장이 '공황상태'에 빠졌다. 21일 오전에도 코스닥은 급락세로 장을 출발했다. 시장일부에선 "코스닥지수가 40포인트대까지 추락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등 바닥조차 점치기 힘든 코스닥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 코스닥, 존립기반이 흔들린다

20일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4.42포인트(6.97%) 떨어진 58.98을 기록했다. 이는 종가기준 사상최저치인 지난 98년 10월 7일의 60.70은 물론 장중 사상최저치인 98년 11월 11일의 60.56보다도 낮은 수준.

이날 코스닥시장은 국내·외적 악재가 한꺼번에 겹쳐 폭락했다. 동신에스엔티의 주가조작 발표로 투매가 일어난데다 미국 나스닥시장이 6일 연속 폭락하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냉각됐다. 하락종목수가 534개(하한가 227개)로 상승종목수 50개(상한가 11개)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투매로 인해 매수세력이 사라지면서 거래규모는 크게 줄어 거래량은 2억4천만주, 거래대금은 8천200억원에 불과했다. 외국인은 70억원, 개인은 3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기관만이 37억원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20일 현재 코스닥 시장 610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32조2천510억원으로 전날에 비해 2조3천억원이 줄었다. 올해 1월4일의 시가총액 96조903억원(평화은행, 쌍용건설 우선주 제외)에 비해 66%나 격감했다. 연초에 코스닥 등록종목이 487개인 점을 감안하면 코스닥 시장이 얼마나 곤두박질쳤는가를 알 수 있다.

▲ 최악의 시장 여건

코스닥이 갑자기 폭락한 것은 국내외 주변여건이 한꺼번에 악화됐기 때문. 우선 미국 나스닥시장이 6일 연속 하락하면서 2천500선마저 위협받게 된 것이 폭락장세의 단초가 됐다. 기술주의 성장성에 다시 의문이 제기되면서 기술주 거품론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나스닥이 상승세로 반전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해졌고,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국내적으로는 벤처의 투명성과 도덕성에 대한 회의적 시각이 되살아나면서 투자심리를 냉각시켰다. 올들어 여러차례 주가조작과 불법대출 등 벤처기업의 범법사실이 드러나면서 코스닥이 타격을 받은 데 이어 또 다시 동신에스엔티 주가조작으로 코스닥은'믿을 수 없는 시장'이란 인식이 확산됐다.

결국 국내외 여건의 동반악화로 코스닥시장에는 매도세만 있고 매수세는 사라지는 수급 불균형 현상이 초래됐다. 특히 종전 폭락 때엔 지수관련 대형주들은 중소형 개별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하락하며 하방경직성을 제공했지만 이번에는 대형주들이 급락, 오히려 지수 하락을 부추기는 점도 사태를 심화시킨 요인이 됐다.

▲ 진퇴양난 장세

연일 폭락장세가 이어짐에 따라 투자자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적게는 원금의 반토막에서부터 많게는 원금을 모두 날린 투자자들은 코스닥이 다시 폭락세를 거듭하자 망연자실한 상태. 손절매도 '의미'가 없고, 주식을 계속 보유하려니 어디까지 주가가 떨어질 지 불안하다.

증시전문가들은 현금 보유 비중을 높여가면서 보수적인 투자자세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건상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은 "'쉬는 것도 투자다'란 격언에 충실해야 할 때"라며 "연말까지 기술적 반등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근본적인 추세 전환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LG투자증권 전형범 연구원은 "추가 매수기반이 없고 장세 주도종목도 없어 단기간에 장세반전이 어려운 만큼 반등시 물량축소 내지 우량종목으로의 교체전략을 권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반면 노근창 신영증권 코스닥팀장은 "단기적으로 이번 금요일까지는 기술적 반등국면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따라서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는 기술적 반등을 이용한 저점 매수의 기회를 노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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