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어린이 보호기구 분석

"애들이 컴퓨터 게임에 너무 열중하는 것 같은데 괜찮을까. 혹시 정서적으로나 교육적으로 해를 입지는 않을까"

요즘 네댓살짜리 애를 둔 부모들까지 '컴퓨터 게임의 효과'에 대해 걱정이 많다. 하지만 부모 자신이 컴맹인데다 게임에는 더 문외한이어서 그저 걱정만 하고 있을 뿐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부모들은 최근 미 캘리포니아에 있는 '어린이 보호기구(CAO)'의 조사보고서(로이터통신 보도)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요지는 가장 인기있는 컴퓨터 게임의 절반이상이 '비현실적 신체이미지' '성적자극' '폭력적 행동' 등으로 인해 특히 소녀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

분석에는 소니와 세가, 닌텐도 등 세계 유수 컴퓨터 게임회사의 제품중 매출액이 가장 많은 제품, 각 10개씩 모두 30개가 사용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컴퓨터 게임들은 여성 주인공을 묘사할 때 신체적 특징을 과장하거나 전형적인 스타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38%가 여성의 가슴을 지나치게 크게 그렸고, 46%는 허리를 상식이하로 가늘게 묘사했다. 또 54%는 여성 주인공을 공격적(폭력적)으로 행동하도록 디자인 한 반면, 나머지는 여성스러움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행동과 성격특성을 보였다.

더욱이 게임자의 반응에 따라 여주인공이 큰 소리로 끽끽거리며 웃거나 깊은 한숨을 내쉬도록 만들어 은연중에 여성은 경망스럽다는 인식을 가질수 있도록 했다. 남성 주인공은 이런 반응을 전혀 않는다.

분석가 샐리스베리는 "컴퓨터 게임에 몰두, 상호작용하면서 이런 부정적 비현실적 게임 여주인공의 특성은 소년·소녀 모두에게 '여성은 이렇다' 또는 '이래야 한다'는 불건전한 메시지를 전달하게 된다"며 "특히 소녀들은 이런 게임속 여주인공과 자신들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어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모든 컴퓨터 게임이 소녀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캐스캐이드 패스사가 만든 '당신은 여성 엔지니어가 될수 있어요' 등은 소녀들에게 상당히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수 있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컴퓨터 게임 이용자의 3분의1이 소녀들인 점을 감안하면, 이제라도 부모들은 딸이 즐기는 게임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한 번 살펴볼 때가 된 것 같다.

석민기자 sukm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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