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난 신고에 난 몰라

얼마 전 퇴근하고 집에 와보니 도둑이 들었다. 한달 전에도 도둑을 당한 적이 있어 화가 나고 분한 생각이 들었다. 없어진 물건을 찾기 전에 이번에는 꼭 도둑을 잡고 싶다는 생각에 경찰에 곧바로 신고를 했고, 잠시 후 경찰관 한 명이 왔다. 그 경찰관은 집안을 성의 없이 그냥 휙 둘러보고는 파출소로 따라 오라고 해서 파출소에 갔다.

파출소에는 파출소장과 경장 한명이 있었다. 경장이라는 사람은 나와 얘기도중에 계속 다른 업무를 동시에 보고 있었고, 파출소장은 한가로이 신문이나 보고 있었다.

어느 정도 기다리는 건 참을 수 있었지만 현장 감식이라도 해주길 바랬던 나에게 그 경찰은 너무나 어이가 없는 얘기를 했다. "현장에서 지문 뜬다고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범인을 잡을 수 있는 건 아니다. 한달 사이에 두 번이나 도둑이 들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경찰이 댁의 집만 지켜보고 있을 순 없지 않느냐"며 두꺼운 도난사건 접수서류를 보여주는 게 아닌가.

도둑이 잡기 힘들다는 건 안다. 턱없이 부족한 경찰인력으로 많은 업무를 담당하다보면 지치고 힘들다는 것도 안다. 그렇지만 놀라고 당황한 시민이 경찰을 찾았을 땐 최소한 성의 있는 대답과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찰 대개혁 100일 작전, 포돌이. 포순이 등 여러 가지 캠페인은 많이 하고 있어 경찰의 달라진 모습을 기대했었는데 정말 실망스러웠다.

시민(대구시 신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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