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중권 체제 출범으로민주당 대권경쟁 조기 가시화

민주당 대권 후보군의 조기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같은 조짐은 대권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는 김중권 대표의 발탁 이후 예비 후보군들이 김 대표 흠집내기에 나서면서 두드러지고 있다.

노무현 해양수산부장관이 김 대표를 "기회주의자"로 폄하한 발언에 대해 여권 일각에서는 "누가 진정한 영남 후보냐는 경쟁이 시작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김 대표 체제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또 권노갑 최고위원의 2선퇴진 이후 잠재적 후보군으로 부상되고 있는 정동영.김근태 최고위원도 "할 말은 하겠다"며 견제구를 날릴 태세다. 여권 관계자는 "'비동교동과 비호남'을 축으로 라인업된 김 대표 체제가 대선 후보군의 견제를 얼마나 적절하게 피해 가느냐가 최대 과제"라고 말하고 있다.

◇영남 적자론=여권 일각에서는 노 장관의 발언이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대구.경북을 발판으로 하는 김 대표를 견제, 차별성을 부각시키겠다는 계산된 발언으로 보고있다. 차기 대권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공공연히 밝히고 있는 노 장관이 김 대표의 과거전력을 문제삼으며 "기회주의자는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한 점이나 당내중진들의 반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며 거든 것도 이같은 배경을 담고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 체제 출범과 함께 시작된 영남후보론이 당 안팎에서 가시화될 경우 영남후보 적자론을 들고 나서겠다는 뜻으로 비춰지고 있다. 게다가 파문이 확산되자 김영환 대변인이 "만취상태의 실언"으로 진화에 나섰지만 정작 당사자인 노 장관은 22일 "취하지 않았고 평소 갖고 있던 일관된 입장"이라며 물러서지 않아 당 지도부를 경악시켰다.

◇이인제의 침묵=김 대표 취임 이후 이 최고위원은 당 회의에 불참하거나 참석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 최고위원 측근들은 "이 최고위원과 가까운 홍재형.송훈석 의원이 이번 당직개편에서 밀려난데 대해서도 불만이 없지 않을 것"이라고 털어놓고 있으나 겉으로는 아무 내색을 하지 않고 있다. 이 최고위원이 입을 열 경우 당의 분란이 일어난다는 점에서 당 지도부는 그의 입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나 그는 말을 아끼고 있다.

이 최고위원측은 "김 대표 체제에 아쉬움을 느끼고 있지만 맞대응하기 보다 지켜보겠다는 쪽"이라며 당분간 자제할 뜻임을 내비췄다. 그러나 이 최고위원 주변에서 불편한 심기가 감지되고 있는 점에서 "무언가 꿍꿍이 속이 있지 않냐"는 해석을 낳고있다.

◇개혁파의 견제=정동영.김근태 최고위원은 일단 이번 당직인사에 대체로 수긍하고 있다. 초.재선 의원과 '비동교동, 비호남'의 약진으로 개혁.소장파의 입김이 상당부분 반영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김 대표나 한 최고위원의 독주가 드러날 경우 가만히 있지만은 않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 최고위원측은 "당직인사에서 개혁성이 강조된데는 이견이 없다"면서도 "김 대표체제에 견제와 조정의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고 김 위원측도 "향후 당 운영에 적극 참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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