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늘의 포커스-국민·주택銀 파업 나흘째

국민·주택은행 노조의 파업으로 지난 23일 오후부터 이들 은행의 자동화기기까지 마비돼 고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두 은행은 일선 창구에 업무를 볼 수 있는 직원들이 없어 사실상 영업이 중단된데 이어 자동화기기까지 마비돼 필요한 돈을 제때 찾지 못하는 고객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오는 26일에도 영업이 정상화되지 않으면 두 은행은 금융기관으로서의 신뢰도에 큰 손상이 갈 전망이다.

◆자동화기기까지 마비=주택은행은 전국 552개 점포내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현금자동출금기(CD)를 모두 3천여대 설치해 놓았으며 점포외지역에는 자동화기기가 1천여대 있다.

주택은행의 경우 토요일인 지난 23일 오전부터 영업 본·지점에 직원이 없어 사실상 영업을 중단하게 되면서 고객들이 현금 자동화기기에 몰렸다.

이로 인해 자동화기기에 있는 현금들이 모두 인출되면서 대부분의 ATM과 CD기가 23일 오후부터 현재까지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자동화기기에 현금을 계속 채워넣어야 고객들이 계속 이용할 수 있는 데 직원들이 없어 이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자동화기기에 돈을 넣으려면 은행 직원 2∼3명이 공동으로 작업을 해야만 하도록 잠금장치를 해놓았기 때문에 영업점당 1명의 직원으로는 작업을 할수 없다"면서 "현재는 점포내 대부분의 자동화기기가 무용지물이 돼버렸다"고 설명했다.

4천200여개의 현금 자동화기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은행의 사정도 주택은행과 마찬가지다.

◆고객이 휴일에 돈을 찾을 방법 없나=고객들은 앞으로 돈을 찾으려면 다른 은행 점포에 설치된 현금자동화기기를 이용하는 방법밖에 없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고객이 우리은행의 ATM과 CD를 이용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은행측은 현금카드를 이용, 다른 은행의 자동화기기에서 수수료를 물지 않고 돈을 인출하는 것은 물론, 계좌이체, 송금 등을 할 수 있게 해 놓았다"고 말했다.

주택은행도 다른 은행의 자동화기기를 이용할 경우 각종 수수료를 면제해 주기로했다.

◆은행측 대책 마련=주택은행은 오는 26일부터 전국의 지역본부내 1, 2개지점에서는 부분 영업을 할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주택은행은 이를 위해 차장이상 간부와 계약직 등을 대상으로 근무조를 편성,지역본부내 거점 영업점에 배치한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물론 이들 영업점에서는 현금 입·출금과 송금, 계좌이체 등 단순 업무만을 취급하게 된다.

주택은행은 이와함께 26일부터 전국 모든 새마을금고에서 국민주택기금과 당좌대출을 제외한 대출상품의 이자를 납부할 수 있도록 했고 예금 입금도 가능토록 해놓았다.

또 26일부터 현대투신증권과 LG증권, 삼성증권, 대우증권 등 4개 증권사 전국본·지점의 자동화기기에서 주택은행 현금카드를 이용, 입·출금도 할 수 있다고 은행관계자는 설명했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26일부터 부분적이나마 영업이 가능하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있으나 뾰족한 방법이 없는 상태"라며 "우리은행 영업·지점의 경우 정상영업을 하더라도 고객이 많아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형편인데 이같은 임시방편적 조치로 고객들의 불편을 덜어줄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26일부터 부장이상 간부들과 계약직 직원들, 퇴직자들을 서울 등 주요도시당 1개 영업점에 집중 배치, 부분적인 영업을 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러한 영업은 극히 제한적이어서 파업이 지속될 경우 고객들의 불만은 더욱 커져 이들 두 은행의 신뢰도에 치명적인 손상이 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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