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1년만의 화이트크리스마스

성탄절인 25일 새벽 대구에 올 겨울 들어 첫 눈이 내려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대구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대구에는 새벽 1시20분쯤부터 눈이 내려 오전 10시 현재 0.8cm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대구의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지난 89년 12월24일(적설량 4.2cm) 이후 11년만의 일. 첫 눈은 평년(11월27일)보다 28일 늦었다.

이날 오전 7시30분을 기해 대설주의보가 해제된 경북지역의 적설량은 10시 현재 춘양 6.2cm, 안동 4.6cm, 영주 3.5cm 등이다.

대구기상대는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오후부터 차차 개겠지만 강한 바람과 함께 기온이 큰 폭으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설물 관리 및 화재예방에 각별히 주의해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울릉도 및 독도에는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동해 중부 앞바다에는 오전 9시를 기해 폭풍주의보가 내려졌다.

이상헌기자 davai@imaeil.com

'눈감은 눈대책'0.8cm 눈에 대구도로 마비

25일 내린 0.8cm의 눈에 대구가 꽁꽁 얼어붙었다. 대구시내 도로는 새벽부터 완전 빙판을 이뤄 차량들은 기어가느라 쩔쩔맸고, 곳곳에서 크고 작은 사고가 속출해 교통마비 사태가 났다.

대구시는 이날 새벽1시20분부터 눈발이 날려 도로가 얼어붙을 것을 예고했지만 오전 7시가 훨씬 넘어서야 간선도로 일부 구간에서 모래와 염화칼슘을 뿌리는 데 그쳐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내팽개쳤다.

이 바람에 아침 일찍부터 길을 나선 차량들은 완전 빙판을 이룬 도로를 10∼20km 불안하게 운전을 하느라 초긴장을 해야했고 대구시의 '눈감은 눈 대책'을 비난하는 시민들의 원성이 쏟아졌다.

김명기(38.서구 평리동)씨는 "오전 7시30분쯤 수성구 수성동 대봉교 부근 빙판길에 승용차 2대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고 차체가 부서진 채 버려져 있는 것을 봤다"면서 "공휴일날 적은 양의 눈에도 이 정도 혼란이 일어났다는 게 말이나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대구시는 크리스마스 휴일이어서 구청, 동사무소 직원을 제대로 동원하지 못했는가 하면, 평소 신속한 설해 대책을 세워놓지 않아 주요네거리와 사고위험지역에만 모래와 염화칼슘을 뿌렸을 뿐 인원 및 장비 부족으로 교통혼란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달서구 죽전네거리∼본리네거리는 새벽부터 차량들이 잇따라 미끄러지면서 교통이 마비됐는데도 구청측이 늑장대응을 해 오전 8시 30분이 넘어서야 교통이 소통되는 소동을 빚었다.

한 공무원은 "구청마다 동원가능한 트럭 2,3대와 몇십명의 공무원만으론 주요 도로의 방제작업도 제대로 할 수 없는 실정"이라면서 "예산사정으로 1년에 한두차례 사용하기 위해 많은 제설용차량과 방재용 트럭을 보유할 수 없는 형편"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빙판길에 미끄러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거나 앞차와 추돌하는 사고가 10여건이상 발생했으며, 시내버스와 택시 상당수가 운행을 포기해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새벽 4시50분쯤 남구 이천동 신천대로에서 김모(30)씨의 소나타 승용차가 커브길에 미끄러지면서 택시를 들이받아 승객 1명이 다쳤고, 새벽 2시20분 화원읍 구라리에서 소나타승용차가 오모(48)씨의 갤로퍼 승용차를 들이받은 후 달아났다.

또 오전 8시쯤 수성구 이천동 담티고개에서 509번 시내버스가 빙판길에 미끄러져 가로수를 들이받고 운행을 중단한 것을 비롯 상당수 시내버스가 중간에 승객을 내려놓으며 운행을 포기하는 모습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한편 대구시는 이날 새벽 수성구 황금동∼범물동간 도로, 달성군 가창 정대∼청도간 국도, 서재삼거리∼달서구 신당동 등 5곳에 대해 교통을 통제했다가 이날 오전 9시쯤 대부분 해제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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