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구촌 크리스마스 표정-축제.테러 두 얼굴

25일 성탄절을 맞아 서양 각국이 연휴에 들어 가는가 하면 일부에선 특별 복권 추첨 행사가 치러지는 등 축제 기간이 시작됐다. 미국에서는 수천만명의 대이동이 시작됐고, 모스크바 광장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스케이트장'이 문을 열기도 했다.

美 6천만명 이동…대혼란

…미국에서는 성탄절을 이틀 앞뒀던 23일(토요일)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6천여만명이 일제히 외출.여행에 나서 항공기.기차.고속도 등이 큰 혼란을 빚었다.

이런 가운데 델타.노스웨스트 등 항공사에서는 노사분쟁으로 비행이 취소되는 사태가 빚어졌으며, 보스턴에서는 눈 때문에, 필라델피아.뉴욕.LA에서는 짙은 안개 때문에 교통 혼잡을 겪었다. 시카고에서 뉴 올리언스로 연휴를 보내러 가던 사람들은 철로가 얼어붙어 15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와 공군 등은 산타클로스와 관련된 재미있는 발표를 잇따라 내놔 어린이들을 즐겁게 했다. 미 연방 항공국은 성명을 통해 "산타클로스의 미국 상공 비행을 허가했다. 붐비는 공항 활주로를 피해 지붕에 착륙해도 좋다는 허가를 내 줬다"고 발표했다. 소련 폭격기.미사일 감시를 위해 창설됐던 북미 항공방위 사령부는 "순록이 끄는 산타클로스의 썰매가 페루의 잉카 유적 상공과 워싱턴 상공 등에서 포착돼 이를 추적하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러시아 성탄절은 1월7일

…1월7일을 크리스마스로 치는 러시아에서도 지난 23일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어린이들을 위한 스케이트 링크가 문을 열었다. 러시아의 산타클로스는 '프로스트 할아버지'로, 현지 말로는 '데드 모로즈 '라 불린다.

모스크바 시장은 23일 시 청사 행사에서 "붉은 옷에 흰 수염을 허리까지 기른 '프로스트 할아버지'가 서방의 산타 보다 훨씬 좋다"고 말했다. 프로스트 할아버지는 크리스마스 보다는 러시아 새해 연휴와 관련 있는 인물이다.

러시아에서는 공산주의 붕괴 이후 크리스마스가 공휴일이 되기 했지만, 그 날짜는 러시아 정교회 관례에 따라 1월7일로 정해졌다.

中 세계최대 성탄용품 생산국

…중국이 필리핀.태국.대만 등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크리스마스 용품 생산국으로 급부상했다. 트리용 플라스틱 나무에서 크리스마스 스타킹, 천사, 장난감, 장식물 등을 만들어 미국.유럽.일본.한국 등으로 대량 수출하고 있는 것.

중국이 올해 수출한 크리스마스 관련 용품은 지난해 보다 30.5%나 늘어난 8억2천만 달러 어치에 이르렀다.

스페인 11억4천만달러 복권 추첨

…스페인에서는 총 상금 11억4천만 달러가 걸린 크리스마스 복권 추첨이 지난 22일 실시돼, 전국민이 TV 앞에 모여 앉아 결과를 지켜봤다.

188년의 전통을 가진 이 복권은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맞게 한사람에게 큰 돈이 몰려가는 것을 막도록 돼 있어, 대체로 직장 동료들끼리나 마을 단위로 이를 구입한다. 이때문에 3시간에 걸친 이 복권 추첨 중계는 현지인들에게 미국의 풋볼 챔피언 결정전만큼 인기가 있다.

추첨 결과 1등은 '세고비아'라는 한 도시 사람들이 차지했는데, 액수는 주민 한사람당 5천달러씩 돌아가는 합계 2억5천500만 달러였다. 40명이 팀을 이뤄 복권을 샀던 교통경찰관들도 각자 3천만 페세타씩 받게 됐다.

한 신문은 이날 당첨 번호를 실은 신문을 만들어 호외로 뿌리기까지 했다.

印尼 성당.교회 표적 폭탄테러 잇따라

…인도네시아에서는 24일 성당과 교회를 표적으로 삼은 폭발사건이 6건이나 잇따라 발생, 성탄절 전야가 폭탄테러로 얼룩졌다.

폭발사건으로 자카르타, 수마트라 리아우, 서자바 수카부미 등에서 각 3명, 동자바 모조케르토에서 1명이 사망하는 등 최소 10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에는 폭탄 해체작업을 하던 경찰도 4명 포함됐다.

자카르타 경찰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기독교인들을 상대로 발생한 테러행위"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인구 2억1천만명 중 기독교인은 5% 이하이다.

예수 탄생지 베들레헴 쓸쓸한 성탄

…그외 예수 탄생지인 베들레헴은 한산하고 쓸쓸한 성탄 전야를 보냈다. 예년엔 전세계에서 수많은 순례자들이 몰려 들었으나, 올해는 찬란한 불빛과 합창단조조차 모습을 감추고 대신 긴장 상태가 계속됐다. 성탄전야 자정 미사가 진행된 베들레헴 구유광장에도 인적을 찾아 보기 힘들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24일 정오쯤 살을 에는 추위에도 아랑곳 않고 성베드로 광장에 몰려든 수천명의 순례자들에게 발코니를 통해 예수 탄생과 겸양,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도록 당부했다.

우주에 있는 ISS(국제 우주정거장) 우주인들은 지구 상공 400㎞에서 성탄절을 맞아 휴가를 부여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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