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민주주의와 동서화합을 위해 (당에) 온 사람이다. 경상도에서는 나보고 머리가 돌았다고 했다"
대표 취임 후 당내 반발과 폄하에 대해 애써 대응하지 않던 민주당 김중권 대표가 25일 말문을 열었다. "군사독재 정부하에서 요직을 거치며 권력교체 시기를 기회로 포착, 변신을 거듭했다"는 이른바 '무임승차론'에 대한 반박이었다.
그는 또 '20억+α'설까지 거론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강조, 행보에 자신감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구 여권 출신이라는 점을 이유로 '정체성'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며 "지난 80년 정계에 입문했으나 그 당(민정당-민자당)의 중요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또 법사위원장 시절, 날치기 정국이었지만 당에 욕을 먹으면서도 결코 날치기를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거 민주 대 독재 구도는 더이상 의미가 없으며 국민화합 차원에서 천하의 인재를 모을 때 나도 (이 당에) 왔다"고 주장했다.
특히 '무임승차론'에 대해 그는 "그 말은 김 대통령을 오랫동안 모신 분들에게 겸양의 뜻으로 내가 처음 썼다"며 "나는 김 대통령이 당선된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경상도 사람들의 머리가 돌았다는 비난을 무릅쓰고 입당, 정권 탄생에 일익을 담당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또 "'20억+α'의 부담 때문에 나를 배려했다는 말도 있으나 비밀이라면 부담이겠지만 김 대통령이 공개한 마당에 보험의 차원에서 나를 청와대 비서실장에 기용했다는 말은 천만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당 운영과 관련, 김 대표는 "대야 및 당정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아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계파문제에 대해서도 "내가 (대표로)있는 한 계파란 있을 수 없고 당에 도움이 안될 때는 설득을 해서라도 (계파별 움직임을) 막겠다"고 단언했다.
김 대표의 발언은 "당 장악을 위한 계산된 발언"이라는 게 당 안팎의 시각이다. 권력에 편승한 기회주의자라는 시각에 정면으로 맞대응, 정체성 문제를 매듭짓는 한편 당 대표로서의 책임과 권한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예산문제로 밤샘 후 새벽에 귀가했던 정균환 총무와 예결위 소속 의원들을 불러 "정치력을 더 보여라"고 주문한 것도 당 대표에 대한 비토 분위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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