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동차업계 7대 뉴스

2000년은 업계 2위 대우자동차의 부도, 르노의 삼성자동차 인수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동차 산업분야에선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혼란스러웠던 한 해로 기록되고 있다. 올 한해 일어난 사건, 현상들을 중심으로 '2000년 자동차업계 7대 뉴스'를 선정했다.

◇대우차 부도·삼성상용차 퇴출

지난 9월 미국 포드의 인수 포기로 대우자동차는 11월8일 최종부도를 냈고 이는 자동차업계뿐 아니라 국내 경제에도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노조 반발이 계속되는데다 포드를 대신할 인수업체로 떠오른 GM과의 협상이 제자리걸음을 계속하면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 대우차 문제는 해를 넘겨가며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과제로 남게 됐다.

또 대구에 본사를 둔 삼성상용차는 11월 3일 퇴출되면서 국내 완성차업체로서는 최초로 퇴출·파산된 회사가 됐고 지역 경제에도 막대한 악영향을 미쳤다.

◇삼성차·기아차 극적 회생

올 상반기 업계 최대 이슈는 르노의 삼성자동차 인수. 과잉투자 논란속에 지난 95년 3월 설립된 삼성차는 IMF라는 복병을 만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르노의 인수를 계기로 수입차에 배타적인 국내 시장이 르노삼성자동차의 제품에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98년 4월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기아자동차는 지난 2월 법정관리를 졸업, 법정관리를 통한 부실기업 조기 경영정상화의 성공사례로 꼽히게 됐다. 강력한 구조조정과 RV차량의 인기가 기아 회생에 한 몫을 했다. 하지만 RV 인기하락,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판매 둔화속에 현대의 기아 인수 당시 부채탕감액에 대한 세금 추징문제가 남아 완전 정상화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

◇LPG 미니밴 인기폭발

2000년은 '미니밴의 해'라는 말이 나올만큼 올해 LPG를 연료로 사용하는 RV차량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IMF 이후 유지비가 저렴한 LPG 사용차량에 소비자들의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LPG 미니밴중 가장 많이 팔린 카렌스는 지난 11월말 현재 7만7천23대가 팔려 EF쏘나타에 이어 전체 자동차 판매순위 2위에 올랐다. 판매호조는 차종별 점유율도 변화시켜 지난해 16.2%에 불과하던 미니밴의 시장점유율이 28.1%로 껑충 뛰어오르면서 전통적인 베스트셀러카인 중형(21.5%)·소형(22.8%) 승용차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에너지가격 구조조정

지난 6월 30일 수송용 LPG 가격을 최고 170%까지 올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에너지가격 개편안을 내놨던 정부는 업계와 운전자들의 엄청난 반발에 직면, 휘발유:경유:LPG 가격비율을 현행 100:49:28로 바꾼다는 개편안을 내놓게 됐다.

에너지가격 구조조정안은 자동차업계의 판도에 큰 파급효과를 가져왔다. 중고차시장에서 LPG 차량 가격이 떨어지는가 하면 LPG 미니밴 판매도 타격을 받았다. 반대로 LPG에 비해 가격인상폭이 낮은 디젤차에 수요가 몰리기도 했다.

◇판매·보험·정비 인터넷 열풍

이제 인터넷을 빼고 자동차업계를 이야기할 수 없을 정도로 올해는 인터넷의 비중이 급상승한 한 해였다. 인터넷 자동차판매업체가 신차 할인판매로 완성차업계와 마찰을 빚었고 중고차 판매, 보험, 정비 서비스 등 각종 자동차관련 사이트 개설이 봇물을 이뤘다. 인터넷 자동차시장의 성장가능성을 눈여겨 본 대기업들의 진출도 활발해져 대우가 지난 6월부터 자체 쇼핑몰을 개설, 사이버 판매를 시작했고 현대, SK, LG 등도 인터넷을 통한 자동차판매 또는 정비, 보험 등의 사업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소비자 운동도 활발해져 '안티트라제'를 비롯해 인터넷 안티 사이트들이 속속 개설돼 결함차 리콜을 요구하면서 완성차업체를 압박하는 세력으로 급부상했다.

◇수입車 약진·일본車의 진출

IMF 당시 위축됐던 수입자동차 판매는 경기회복세에 힘입어 급신장세를 보였다. 지난 11월까지 판매된 외국산 자동차는 3천82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7.4% 증가했다.

수입자동차 업계의 또다른 뉴스는 일본자동차의 국내 상륙. 아직 대구지역에는 진출하지 않았지만 도요타가 최고급 차종인 렉서스를 최근 출시, 일본차 인기몰이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지난 5월 국내 첫 수입차 단독 모터쇼가 열린 것도 업계의 화제가 됐다. 매년 열리는 서울모터쇼에서 국내 업체들의 홀대에 반발, 단독 모터쇼를 연 것인데 행사 기간동안 53만1천명이 행사를 관람해 지난해 열린 서울모터쇼의 관람객 수 46만명을 앞서는 등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다.

판매에서는 BMW의 독주체제가 지속된 것이 가장 큰 특징. BMW7 시리즈가 올 한해만 165대 팔려 79대를 출고한 2위 다임러크라이슬러를 월등히 앞섰다.

◇리콜 급증…3社 55만여대

올해는 자동차회사가 자사 제품의 결함을 무상수리해주는 공개리콜이 급증했다. 지난 96년 3개 차종 총7만5천여대에 대해 실시됐던 리콜이 99년 18건, 11만1천여대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트라제XG가 모두 세차례나 리콜되는 등 총 27건, 55만여대가 리콜돼 그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무려 5배나 증가했다.

리콜이 급증한 이유로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경기회복세에 발맞춰 자동차회사들이 소비자 수요에 부응하는 제품을 신속하게 출시하면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제품을 서둘러 시장에 내놨기 때문이라는 것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가영기자 k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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