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원 수강료 '부르는게 값'

대학 입시철과 각급 학교 겨울방학을 맞아 대구시내 사설학원들의 수강료가 제멋대로 춤추고 있다.

특히 상당수 대입 학원과 '반짝 과외교사'들은 올 수능시험의 변별력 상실로 입시생들이 혼란스러워하고 논술과 예능계 실기고사가 당락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노려 수강료 바가지를 씌우거나 고액의 특강비를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더욱이 지난 97년부터 학원 수강료에 대한 규제가 풀리면서 취학전 아동을 대상으로 탁아 및 유치원기능까지 겸하는 한달 수십만원대의 외국어학원이 성행, 학부모들의 빗나간 사교육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예능계 학원= 조모(45·동구 신기동)씨는 최근 미대진학을 준비중인 딸이 다니는 중구 한 학원으로부터 평상시 월 수강료 30만원의 3배인 90만원의 수강료를 요구받았다. 조씨는 "지난 10월까지 월 30만원을 받던 학원이 본격 입시철에 접어든 11, 12월 두달은 300%, 1, 2월 두달은 150%를 더 내라고 요구했다"며 분개했다. 조씨는 "돈도 없는데다 터무니 없는 수강료라고 여겨 납부를 미루자, 학원은 한술 더 떠 할부금융에서 돈을 빌리라고 강권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학원 원장은 "입시철에 수강료를 올리는 것은 다른 미술학원도 마찬가지"라며 "예능계는 대입 실기비중이 60~70%를 차지하기 때문에 입시철 2, 3개월은 수업시간을 평소보다 3배 늘리는 만큼 수강료도 당연히 더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논술 과외= ㅊ·ㅍ 등의 유명 입시학원들은 올 해 유례없는 수능성적 인플레로 논술이 상위권 학생들의 당락을 좌우하자, 한달 가량 논술 강의에 100만원 안팎의 고액을 받고 있다.

특히 일부 논술전문 개인교사들은 상위권 수험생중 부유층을 대상으로 1대1 개인과외지도 경우 500만원대의 뭉칫돈을 받고 있으며, 3, 4명 그룹지도를 통해서도 그 정도의 과외비를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논술특강비는 학원관련 법률상 수강료 기준이 없어 '부르는게 값'이란 것이다.

▲외국어학원= 시내 161개 외국어학원중 20~30%정도는 취학전 아동 대상 외국어프로그램을 운영중이며, 일부는 등록과정 이외의 탁아 및 유치원교육을 끼워 턱없이 높은 수강료를 받고 있다. 전국 체인망을 갖춘 시내 모 유명 외국어학원의 경우 생후 40개월부터 취학전 아동들을 대상으로 외국인 강사를 초빙, 단기 및 1년~3년과정의 장기 외국어전문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기본 외국어에다 탁아 및 유치원 교육을 포함 하루 4~6시간 교육에 한달 35만~40만원의 수강료를 받고 있다. 시내 중·소 외국어학원들이 1일 1시간 주 3회교육에 한 달 7만원선인 것에 비해 5배이상 높은 수강료다.

▲대구시 교육청 입장=97년부터 학원들의 수강료 규제가 풀리면서 행정지도 이외에는 수강료 문제를 제재할 수가 없다. 학원들의 교습범위도 사교육이 비대해지고 현실적인 순기능 측면때문에 통제가 제대로 안되고 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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