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우리집 주치의-다한증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도 유난스런 땀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들이 있다. 손·발 바닥, 겨드랑이, 얼굴 등에서 땀이 쏟아진다.

젊은 여성이 그렇다면 손에 나는 땀 때문에 사랑하는 연인과 다정하게 손을 잡기도 민망하다. 중년 여성들은 외출 때 화장을 제대로 못해 불편을 겪는다. 흥분될 일이 있으면 얼굴에 땀이 범벅을 이뤄 화장이 얼룩진다. 공부하는 학생들은 시험볼 때 시험지가 젖을 정도여서 장갑을 껴야 하는 경우도 있다. 군인들은 총을 쏘거나 수류탄을 던질 때 손의 땀 때문에 위험한 경우를 당하기도 하고, 땀 때문에 동상 위험도 높다. 만약 전기를 만지는 사람이라면 감전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보통 사람 보다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을 '다한증'이라 한다. 다한증이 있는 사람은 조그만 긴장이나 자극, 더운 환경, 맵거나 뜨거운 식사 등 때에도 갑자기 손·발·얼굴에서 많은 양의 땀이 비오듯 쏟아진다. 한번 시작하면 한참동안 그치지 않아 더 힘든다.

다한증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다. 그러나 교감신경계의 비정상적 흥분 때문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약으로는 대응하기 만만찮아, 피부과에서 손에 바르는 약을 사용하거나 교감신경 억제제 등을 사용해도 전혀 효과가 없다. 가장 효과적 치료법은 흉부 교감신경 절·차단이다. 겨드랑이 밑에 2㎜의 작은 구멍을 내 교감신경을 보면서 비디오 흉강경 끝에 달린 전기 메스로 교감신경만 절단하는 수술법이다.

합병증이 없고 수술 후엔 즉시 손바닥이 보송 보송할 정도로 마른다. 사람들 앞에서 긴장해서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도 없어진다. 손발이 찬 사람도 따뜻하게 된다. 수술 성공률이 95%에 이르고 영구적으로 효과가 지속된다. 수술 후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수술 부위 흉터도 남지 않는다.

겨울철에도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은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비과학적 치료법이나 민간요법에 의존하기 보다는,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수술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신현종(한성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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