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 사이트 Vs 사이버동창회논란
인터넷이 죽음을 몰고오기도 그리운 얼굴들을 보게하기도 했다.
2년전 일본에서 물의를 빚은 자살사이트가 국내에서도 개설돼 이곳에서 만난 세 젊은이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저 세상으로 갔고, 또 다른 한 명은 이 사이트에서 만난 19살 청년에게 돈을 건네며 '나를 죽여달라'고 부탁하여 청부자살의 길을 택했다. 졸지에 '죽음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곳으로 전락한 이 사이트에 대해 일각에서는 자살을 부추기는 사이트, 통제받지 않는 매체란 위험하기 짝이 없다며 폐쇄를 주장했다. 하지만 괴물이 비치는 거울을 깬다고 괴물마저 없어지지 않는 게 자살사이트가 지닌 딜레마. 이에 반해 아이러브스쿨 등 사이버동창회를 운영하는 대형포털업체들은 누구나 있기마련인 학창시절 동창들을 넷상에서 만나도록 해주는 대중적인 인기를 타고 삽시간에 전국적으로 퍼져나갔다. 그러나 온라인에서 만난 동창들이 오프라인에서도 만나 성문란풍조를 타고 불륜을 저지르는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다.
△백지영 동영상
연예인의 은밀한 사생활을 담은 비디오가 외부에 유출된 것도 네티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동영상 파일이 인터넷을 통해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미국 뉴욕에서 운영되는 성인사이트에서 복제되지 못하도록 암호를 걸어서 19.99달러에 팔리던 백지영 동영상파일은 인터넷에 뜬지 불과 3, 4일만에 국내의 한 대학생에 의해 복제방지장치가 풀리면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백지영 동영상을 얻기 위해 3,4개의 사이트에 가입하기도 했으며, 한때 퇴물로 취급받던 파일전송인터넷서비스인 FTP가 다시 각광받기도 했다. 백지영 동영상과 비디오 유출과 관련해서, 일부 연예인의 문란한 사생활이나 성상납에 대한 풍토를 경계하는 목소리가 적지않았다. 그러나 개인의 사생활과 인권에 대한 보호의식이 사회전반적으로 낮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인터넷 엽기문화
노란국물, 엽기토끼, 엽기사이트…. 올한해 엽기신드롬이라고 불릴만큼 '엽기'라는 말이 유행했다. 한때 엽기가 인터넷 검색어 중 항상 수위를 차지하던 섹스를 물리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광범위하게 퍼졌고, 학생들이 멀티미디어 교육붐을 타고 교실마다 설치된 컴퓨터에서 단체로 엽기사이트를 보는 게 대 유행하기도 했다. 이 바람에 대구시내 일부 학교에서는 단체로 '노란 국물'을 보던 몇몇 학생들이 역겨워서 올려낸 사실을 알고 뒤늦게 인터넷을 폐쇄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러한 엽기의 사전적 의미는 '괴이한 것을 즐겨 찾아다님'이지만 요즘엔 '뭔가 구세태로는 따라오지 못하는 참신하고 색다른 발상'을 의미하는 포괄적인 의미로 변모했다.
△안티사이트의 위력
서태지, 조성모, 김희선, HOT 등 빅스타는 물론이요, 자동차, 정치인, 정부, 언론사, 시민단체 등 기업에서 사회체제에 이르기까지 안티 사이트는 만발했다. 안티사이트의 대상이 되는 쪽은, 그것이 단체건 사람이건 네티즌 전체가 감시하는 만큼 상당히 긴장했다. 익명성 뒤에 숨은 이들은 대상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퍼붓고, 특정인의 부정과 비리를 털어놓아 직장을 잃게 만들기도 한다. 여기에 인터넷 특유의 가공할 파급력이 더해져 '광속으로' 여론을 형성해 간다. 오죽하면 '인터넷 염라대왕'이란 말이 다 쓰일까.
안티 기업 사이트는 대개 21세기형 새로운 소비자운동의 한 형태이다. 특정 제품, 또는 기업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개인이 '여론 확산'의 도구로 홈페이지를 만들고, 동조자들이 호응을 보냄으로써 세를 형성하는 사이트가 계속 늘어났다. 골리앗을 무너뜨리는 사이버 다윗과 같은 안티사이트는 기존 구도에선 소외될 수밖에 없었던 개인이나 단체가 인터넷이란 무한증식의 평등 공간을 통해 비로소 제 목소리를 찾고 있는 긍정적인 면을 지닌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욕설이 난무하고, 음해성 사이버테러가 난무하기도 해서 '인민재판'으로 비화될 위험성도 상존한다.
△인터넷인구 폭발
지난해말 1천만명을 돌파한 국내 인터넷인구는 1700만여명으로 70% 이상 늘었다. 전세계 인터넷 인구도 1996년 4천만명에서 올해 3억명을 돌파했으며, 2005년에는 10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이 여론형성의 주된 장으로 활용되면서 네티즌은 입법 사법 행정 언론에 이어 제5부로 불릴만큼 강력한 파워집단으로 떠올랐다.
특히 최근에는 주부의 인터넷 이용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인터넷 메트릭스에 따르면 인터넷 이용환경이 개선되고 주부를 대상으로 한 각종 인터넷교육이 활성화되면서 평균 인터넷인구 증가률이 5.5%를 상회하는 6.2%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정보화의 남녀격차 해소 기미를 띠고 있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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