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은행 재테크 분야에서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너나없이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는 게 보편화했고 각종 신상품도 쏟아졌다. 주가 폭락으로 신탁시장이 몰락하면서 은행 사상 처음으로 원금을 까먹은 상품이 나온 것도 올해였다. 매일신문 화·목요일자에 주로 게재된 머니판을 중심으로 올해 은행 재테크분야 주요 뉴스를 뽑아본다.
0..인터넷 뱅킹 확산
한국은행에 따르면 9월말 현재 인터넷 뱅킹 등록 고객수는 20개 은행 263만명에 이를 정도로 올해 인터넷 뱅킹 이용자는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99년말의 12만명에 비해서는 23배 증가한 수치.
월중 인터넷을 통한 각종 조회, 자금이체 및 대출이용 건수도 2천만건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 대출은 9만7천건, 9천277억원이 신청돼 그 중 1천921억원이 집행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5월 8일 서비스를 시작한 대구은행의 경우 11월중 인터넷 뱅킹 이용건수가 24만3천198건에 달하며 12월 21일 현재 가입자는 4만3천명을 넘어섰다.
0..CSS(개인신용평가시스템) 도입
고객이 자신의 신용정보를 포함한 대출신청서를 작성하면 컴퓨터로 평점을 매겨 대출 가능여부와 한도를 그 자리에서 바로 알 수 있도록 한 시스템. 고객의 신상정보, 거래실적, 신용도 등을 통계적으로 분석해 신용상태를 계량화한 것이다. 98년 신한은행이 첫 도입한 이래 올해 전 은행으로 확산됐다. 4월 28일 시행한 대구은행에서는 이 덕분에 개인대출이 급증, 7개월만인 11월말 1조478억원으로 4월말에 비해 13% 늘어났다.
0..주택청약저축 전 은행 확대
재테크와 관련해 올해 은행권 최고의 히트상품은 주택청약 예금과 부금. 3월말 취급기관이 주택은행에서 모든 은행으로 확대되면서 높은 금리와 함께 각종 부대서비스까지 제공돼 많은 고객을 끌어모았다.
한빛은행이 단일 수신상품으로는 은행권 처음으로 최단기간인 64일만에 1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울 정도였다.
0..생계형 비과세상품 인기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 생활보호대상자 등 최대 589만명을 가입대상으로 10월 23일 발매된 생계형 비과세저축도 인기를 끌었다. 1인 1금융기관 거래로 한정되기 때문에 은행 보험 신용금고 등 4천900여 금융회사가 최대 100조원의 시장을 놓고 치열한 선점경쟁을 벌였다. 은행에선 최초로 중도해지 이자나 만기 후 해지 이자에 대해서도 전액 비과세를 적용할 만큼 파격적인 혜택을 걸었다.
0..은행신탁 붕괴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은행들의 단위금전신탁 수익률도 곤두박질쳤다. 안정형은 정기예금보다도 낮은 수익률을 기록하는 데 급급했고 성장형 중에선 마이너스 수익률을 나타낸 펀드도 많았다.
11월 10일 현재 올해 중 청산된 201개 펀드 가운데 64%인 129개 펀드가 정기예금 이자에도 못 미치는 수익률을 보였다.
특히 산업은행 펀드는 은행권 사상 최초로 원금조차 건지지 못하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때문에 은행신탁에선 시장붕괴를 염려할 정도로 돈이 빠져나갔다.
0..금융소득종합과세 및 예금부분보장 대비 신상품 봇물
내년 1월 실시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비한 신상품이 쏟아졌다.
이자소득세를 매입시점에 미리 내는 신형 표지어음, 이자소득세가 면제되고 종합과세대상에서도 제외되는 각종 비과세상품인 신개인연금신탁 장기주택마련저축 생계형비과세저축 등과 이자에 대해 33.0%의 세금만 떼는 분리과세상품인 5년제 정기예·적·부금 신종자유예금 등이 그것. 이자수령시기를 조절함으로써 금융소득을 적절하게 분산시킬 수 있는 금융상품도 관심을 모았다.
예금부분보장에 대비한 상품으로는 여러 예금거래를 가족명의로 한 통장에서 이용할 수 있는 한가족재테크통장(대구은행) 등이 나왔다.
0..방카슈랑스 등 업무영역 허물기
프랑스어로 은행과 보험의 합성어인 방카슈랑스는 은행에서도 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보험에서도 은행상품에 가입할 수 있어 상호 영역구분이 없어지는 금융시스템을 말한다.
조흥은행은 개인고객 상담직원에게 보험대리점 자격취득을 위한 보험연수를 실시했고 국민은행은 보험 자회사 확보, 기존 보험사 자본참여, 전략적 제휴 등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했다. 주택은행은 투신업무와 방카슈랑스를 전담하는 특수업무팀을 새로 발족했고 대구은행은 삼성생명보험과 업무제휴해 본점 내에 보험데스크를 설치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상품 개발 등이 따라주지 않으면서 약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0..수신금리 인하
국고채 이자가 6%대로 떨어지면서 은행들이 잇따라 예금금리를 인하했다. 자금운용에서 은행의 수입이 되는 국채 이자가 줄기 때문에 조달비용에 해당하는 예금금리를 묶어둘 경우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
국민·주택은행 등 대부분 은행들이 몇차례에 걸쳐 금리를 내리는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각 은행 본점의 이같은 방침과 달리 일선 부서에서는 지점장 전결권을 이용한 고금리 수신경쟁이 여전해 고시금리를 낮춰도 은행의 실제 자금비용 절감 효과는 미미했다.
0..후순위채 발행 급증
합병, 지주회사 설립 등을 앞둔 은행들이 자본확대에 주력해 후순위채 발행이 급증했다. 만기가 5년이상으로 길고 중도해약이 불가능하지만 금리가 높고 분리과세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어 고객들에게서도 인기를 끌었다.
은행들이 국내외에서 발행한 후순위채 규모는 총 3조9천억원. 국민·하나은행이 5천억원씩, 주택은행이 5천500억원을 발행했고 대구은행은 4월 1천200억원을 발행했다.
그러나 주먹구구식 계산으로 금리가 너무 높게 책정돼 은행 경영에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도 받았다.
0..주거래은행 선정 붐, PB룸 등장
고객이 한 은행에 거래를 집중하는 주거래은행제도가 정착됐다. 은행들도 PB룸 설치 등으로 이를 유도했다.
은행들은 고객을 등급매겨 은행 거래시 수수료 면제·삭감, 편의시설 무료이용 등의 혜택을 주었다.
고객관리정책의 하나로 자산관리전문가 제도도 자리잡았다.
창구풍경도 바뀌어 신한은행에 이어 주택·제일은행 등은 창구를 단순 입출금업무를 처리하는 창구와 예금·대출 종합상담이 가능한 창구로 이원화했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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