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 해 대중음악계는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새로이 '노래시장'을 두드리는 신인들의 약세가 현저히 눈에 띄는 가운데 기존 가수들의 자기 영역에 대한 수성(守城) 노력이 두드러졌다. 또 최근 수년간 국내 가수들에 밀리는 기세가 분명했던 팝음반은 올해도 국내 가요에 밀려 맥을 못췄다.
최근 (주)미디어 신나라가 수치통계를 중심으로 발표한 '2000년 음반 연말 총결산'자료를 통해 지난 한 해 대중음악계를 뒤돌아본다.
▶밀리언셀러 제조기 조성모
올 한 해 대표가수를 꼽으라면 누가 뭐래도 조성모다. 그는 지난 9월, 3집 '아시나요'를 내면서 이 달 말 현재까지 190만장을 팔아치웠다. 올 해 국내서 발매된 앨범 가운데 최다 판매 기록.
신나라가 집계한 올해 가요음반 판매량 2위도 역시 조성모. 그의 앨범인 '클래식'은 모두 165만6천800여장의 판매기록을 달성, 전체 순위 2위를 꿰찼다. 조성모는 2개의 앨범을 합쳐 400만장에 육박하는 앨범을 팔아 '최고의 흥행 가수'임을 재확인시켰다.
올 후반기 3집 '거짓말'을 발표하면서 각종 가요차트를 휩쓸고 있는 god는 이 달 현재 131만장을 팔아 3위를 차지했으나 내년초까지 150만장 이상은 무난하리란 예상이다.
4년7개월만에 국내가요계로 복귀한 서태지는 '울트라맨이야'를 발표, 122만장을 팔아 종합순위 4위에 올랐다.
▶신인들은 하한가
걸출한 신인들을 보기가 힘들었던 한 해였다. 조성모, god, 서태지를 제외한 음반 판매량 상위권 모두를 HOT, DJ DOC, 쿨, 임창정, 유승준, 신승훈 등 기존 가수가 차지했다.
'해줄 수 없는 일'을 발표했던 박효신이 31만여장을 팔아 전체 순위 23위에 오르는 등 박효신, 박화요비, 스카이 등이 나름대로 실력을 인정받았고 보아, 문차일드, 량현량하도 색다른 기획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중량감에서 아직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보기엔 어려웠다. 인기가 꾸준히 이어지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분명한 '색깔'을 심어주지 못했다는 지적도 이들을 따라다닌 과제였다.
이와 함께 지난 해 큰 인기몰이를 했던 엄정화·핑클·S.E.S·양파 등 여가수들이 음반판매량 10위권에 단 한명도 들지 못한것도 이채를 띠었다.
▶O.S.T 강세
'드라마 음악의 신화'라 할 만큼 지난 한 해 많은 사람들이 드라마 음악 O.S.T(오리지널 사운드 트랙)를 사갔다. 쟁쟁한 가수들의 이름을 제치고 KBS드라마 '가을동화' O.S.T는 29위(26만장 판매)를 차지했다. 또 '허준' '이브의 모든 것' 등 화제가 됐던 드라마는 O.S.T도 인기폭발을 이뤘고 세계적 성악가 대열에 오른 소프라노 조수미가 드라마 '허준'의 주제가를 부르기도 했다.
▶팝송은 어려워?
국내 팝음악시장은 올 해도 불황을 벗어나지 못했다. 전체 1위를 차지한 팝 모음집 맥스 6집이 23만장을 판 데 그쳐 100만장 이상의 밀리언셀러가 4장이나 나온 국내 대중음악 음반과 대조를 보였다.
이 때문에 가수의 독집보다는 모음집 발매에 치중하는 등 팝 음악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상위권을 보면, 아쿠아의 아쿠아리스(17만장),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웁스, 아이 디드 잇 어게인(16만장)',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의 '세일링 사일런스(12만장)', 백스트리츠 보이스의 '블랙&블루(12만장)'가 2~5위를 낚아챘다.
한편 신나라측은 팝음반 약세와 관련, 팝음악의 주된 소비계층인 10·20대가 PC게임 등 다른 오락매체를 많이 접하면서 점차 팝음악으로부터의 거리를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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