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金대통령 기자간담회

김대중 대통령은 27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의 송년 간담회에서 경제 악화로 국민들이 받고 있는 고통을 생각할 때 죄스러운 마음 금할 길 없다며 최근의 심경을 밝혔다.

김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나라 형편이 어려운 지경에 도달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엄동설한에 고통받는 서민과 근로자, 중소기업에 계신 분들을 생각할 때 밤잠을 설칠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김 대통령은 또 "주식투자에서 많은 사람이 손해를 보고 가정이 파괴돼 올데 갈데 없게 됐다는 보도를 접하고 죄스러운 심정을 금할 길 없다"며 "정부가 대책을 잘 세웠다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사죄했다.

-민심이반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경제분야에서 충분한 대책과 노력이 부족해 주가가 폭락하고 많은 실업자가 나오고 국민생활이 어려워지게 됐다. 또 정치가 계속 혼란을 거듭하면서 여든 야든 국민에게 실망을 주는 일도 많았다. 무엇보다 대통령이 확고한 리더십을 발휘해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자민련과의 합당 등 정계개편에 대한 생각은.

▲정계개편에 대해 전혀 아는 바 없다.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와 내년초에 만나 국사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좋은 의견을 듣겠다.-개각의 시기와 폭은.

▲지금 기업·금융구조조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데 다른데 신경쓰면 일이 되지 않는다. 전투에서 돌진하고 있는 부대장을 뒤에서 교체한다 안한다고 하면 되겠는가. 때가 되면 하겠지만 지금은 거론할 때가 아니다.

-경기부양책으로 어떤 것을 구상중인가.

▲투자한 만큼 세금을 공제해 주는 임시투자세액공제제도를 내년 1월부터 6월까지 한시적으로 시행하고 부품·소재, 정보, 생명산업에 대한 금융·세제상의 인센티브도 줄 계획이다. 또 건설업 부양을 위해 노후주택개량사업을 전국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권노갑 전 최고위원의 퇴진에 대한 생각은.

▲그분이 당내에 있든 없든 변함없이 나라와 당과 저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해준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 가까운 시일 내에 만나서 좋은 의견도 듣고 격려도 할 생각이다.

-국민화합을 위한 구상은 무엇인가.

▲정치권 전체가 협력해야 한다. 지역감정을 악용하는 선거가 없어지지 않으면 안된다. 여든 야든 이를 악용하는 사람에게 국민적 비판이 가해져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해 큰 결심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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