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여자 MVP 김현옥

"김현옥이 처음 우리 팀에 왔을 때 뛰는 모습을 보고 내보내려 했습니다"SK엔크린배 2000 핸드볼큰잔치에서 우승한 이재영 대구시청 감독은 7년전 김현옥(26)의 모습을 이렇게 말했다.

이재영 감독은 5분만 뛰고 나면 얼굴이 하얗게 변하는 김현옥을 보고 격렬한 핸드볼을 어떻게 할 것인지 의심스러웠다. 병원에서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그의 병명은 철결핍성 빈혈로 밝혀졌다.

김현옥은 연습 도중 실신해 한달간 입원하기도 했지만 이재영 감독에게 "죽어도 핸드볼 코트에서 죽고 싶다"며 간청했고 빈혈치료제를 먹으면서까지 핸드볼을 계속했다.

이처럼 악착같은 투지로 김현옥은 97년 대표팀에 발탁됐고 체력소모가 적은 라이트윙으로 포지션을 바꾸면서 재치있는 경기운영과 뛰어난 개인기로 서서히 두각을나타내기 시작했다.

실업 8년차로 접어들면서 팀의 중심으로 자리잡은 김현옥은 28일 결승 2차전에서도 7골을 기록, 팀의 우승을 이끌어 이번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됐다.

김현옥은 "내년 전국체전을 끝으로 은퇴하고 싶다"고 밝혔지만 이번에는 이재영 감독이 "2년만 더 뛰어달라"고 간청하는 상황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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