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맞이 행사 찜찜한 구석많다

포항시의 호미곶 한민족 해맞이 축전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포항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아래 행사를 기획했으나 예산 집행 과정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은데다 어려운 시기에 수억원을 들인 화려한 행사를 가져야 하느냐는 등 갖가지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호미곶축전 행사대행업체에 넘어간 예산 내역을 공개치 않아 궁금증을 더한다. 시 담당자는 2억여원이라는 총액만 알려줄 뿐 나머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하고 간부들은 『한번 봐달라』는 얘기뿐이다.

지난달 결정한 행사대행업체 선정 방식도 여전히 특혜성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시는 2억원 규모의 행사를 치를 대행업체를 선정하면서 공모 방식을 택하지 않고 포항 대아기획을 아예 지정, 수의계약했다.

이벤트 업체들은 요즘에도 이같은 일이 가능하냐며「음모」로 규정할 정도다. 의혹제기에 대한 시의 답변 논리도 해괴하다. 대아기획이 포항∼호미곶 간을 운항할 여객선을 동원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포항시의 발상대로라면 호미곶축전은 여객선이 있어야 성공하고, 없으면 실패한다는 얘기와 다를 바 없다. 또 시의 논리대로라면 앞으로도 호미곶축전은 계속해 대아기획이 맡아야 한다. 여객선이 공짜 운항되는 것도 아니며 받을 돈은 다 받고 있는데도 말이다.

이같은 전시성 행사에 투입되는 예산이 너무 많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는다. 포항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라는 취지에 공감한다하더라도 지금이 어느 때인가. 수많은 사람들이 길가로 내몰리고 있는 마당에, 단 하루 행사에 수억원을 들이는 방식이 타당한지 납득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

올 1월1일에도 4억여원을 호미곶 행사에 쏟아 넣은 포항시는 인근 영덕군이 포항시 해맞이 예산의 20%만 갖고도 뒤지지 않는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을 알고나 있을까.

포항.최윤채기자 cy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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