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부터 전국 33개 초.중.고교에서 주 5일제 수업이 시범실시된다.주 5일 수업제는 근로자 주 5일 근무제 도입과 맞물려 전 국민의 생활패턴을 바꿔놓을 수 있는 시도로 오랜 준비작업 끝에 시범 실시가 결정됐다.
교육부는 지난 70년대에는 '자율학습의 날'을 운영했고 90년대에는 '책가방 없는 날'을 지정해 하루 종일 체험학습을 하는 요일을 별도로 운영해왔다.
또 지난 96~97년 2년간 마산과 전남에서 각각 1개씩의 주 5일 수업 시범초등학교를 지정하기도 했다. 주 5일 수업제의 장점은 여러가지다.
학생들은 학과 공부 위주의 학교생활 부담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주말에는 특기와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체험학습이나 현장학습을 할 수 있다. 교사의 과중한 수업부담도 줄어 주중 교육이 내실화 될 수 있다.
또 교육 제공 주체가 학교 편중에서 학교-가정-지역사회가 입체적으로 연결된 종합적인 교육으로 변화해 지식과 함께 가정과 지역사회에의 올바른 적응능력도 갖춘 사회 구성원을 길러낸다는 교육의 원칙에도 충실해 질 수 있다.
해외에서도 이런 장점 때문에 주 5일 수업제는 이미 보편화돼 있다. 교육부 조사에 따르면 세계적으로는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호주 등 근로자들이 주 5일 근무를 하는 선진 50여개국이 주 5일 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미국은 학교는 물론 민간 부문도 토, 일요일은 휴무이며 독일은 주(州)마다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고 프랑스는 수요일을 휴일로 하는 주 5일 수업제를 실시하고 있으며 주 4일 수업까지도 검토 중이다.
일본은 70년대에 처음 주 5일 수업을 거론한 후 30년만인 2002년부터 주 5일 수업 전면 실시를 계획하고 있다.
그러나 주 5일제 수업에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가뜩이나 '학력저하' 가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 5일 수업제가 되면 단순히 학습량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학업 성취수준 자체가 전체적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특히 앞으로 2, 3년 후에는 고교 졸업생 수가 대학 입학정원보다 적어져 고교 졸업생 전원이 대학에 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수입일수마저 단축된다면 학생들 사이에 '공부를 하지 않아도 대학에 갈 수 있다'는 분위기를 더욱 조장할 수도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토요일과 일요일이 실제로 체험 학습시간으로 활용되려면 문화시설, 스포츠시설, 청소년 수련원, 자연학습장 등 다양한 교육시설과 프로그램이 갖춰져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남는 시간에 갈 곳이 없는 학생들이 결국 학과공부를 보충하기 위해 학원 등 사교육 기관으로 몰려 '주말=과외하는 날'이라는 엉뚱한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 일각의 주장이다.
아울러 획일적인 교육과정의 틀에 안주해온 교사, 학부모, 학생 등 교육주체들의 의식도 변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송영섭 학교정책과장은 "주 5일 수업제가 정착되려면 교육기반 시설이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면서 "우선 실험학교를 운영하면서 체험학습시설, 놀이시설, 문화시설 등 사회교육적 인프라가 구축되는대로 운영범위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총 조홍순 대변인은 "주 5일 수업은 섣불리 시행할 경우 교사들로서는 수업 시간수를 채우기 위해 주중 수업 부담이 오히려 더 무거워질 수 있고 학생 생활지도가 더 어려워지는 등 부작용이 있으므로 신중히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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