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차 문제 최우수작

'이경규가 간다'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이 있었다. 새벽에 정지선을 지키는 등의 선한 양심에 바탕을 둔 행동을 찾아서 선물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양심에 따르는 행위가 사회적 보상을 받는 것이다. 그리고 양심적 행위가 상을 받을 만큼 접하기 힘들어졌다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이미 사회적으로 만연해 있는 비양심적 행위는 사회질서 체계를 와해시키는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고려할 때, 양심에 따르는 행위는 큰 의의를 가진다.

인력거꾼의 행동은 양심에 기초를 둔 것이다. 노파가 쓰러지자 목격한 사람이 없지만 가던 길을 멈추고 노파의 상태를 살핀다. '공자'는 타인이 보지 않았더라도 '인(仁)' 을 실천하는 사람을 군자라고 했다. 인력거꾼의 이러한 행동은 군자적 곧은 마음의 발로이다. 또한 인력거꾼의 행동은 사회 질서를 준수하는 것이다. 그는 노파가 다쳤다고 말하자 경찰서로 향한다. 이는 사고가 발생했으니 정당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그의 생각이 잘 드러나는 행위이다. 자신의 잘못이 있는지는 차후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능동적 질서 의식은 건전한 시민 사회 건설의 토대가 된다.

제시문의 '나'는 이러한 인력거꾼의 태도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감동을 받는다. '나'는 지금까지 생활하면서 소시민적인 자세를 가지고 있었다.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고 노파의 안위는 등한시한다. 이러한 자신의 잘못을 인력거꾼의 행위를 보면서 뉘우치는 것이다. 또한 인력거꾼은 '나'에게 지식인의 바람직한 태도를 일깨워 준다. '드레퓌스 사건'의 '에밀 졸라'와 같이 양심을 바탕으로 진실을 위해 행동하는 사람이 지식인이다. 그러나 '나'는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능동적으로 솔선수범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양심의 가책이 인력거꾼의 행동을 보면서 일어난 것이다.

그러한 인력거꾼의 행위는 사회적으로 큰 의의를 가진다. '밀'은 개인의 모든 행동에 선한 양심의 제재(制裁)가 수반된다면 그 행동은 공리성을 지닌다고 강조했다. 인력거꾼의 행동은 개인 양심의 제재를 받는 바람직한 행동인 것이다. 이러한 성숙한 시민 의식을 사회 구성원 개개인이 지닐 때 건강한 시민 사회가 이룩될 수 있다. 또한 인력거꾼의 능동적 질서 의식은 사회의 안정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 자율적 윤리 의식이 바탕이 된 능동적 질서 의식은 사회적 가치 질서를 바로 세우고 사회를 발전시킨다. 사회 질서가 파괴되면 그 사회는 '홉스식 자연 상태'와도 같은 사회 혼란에 빠지게 되고, 이러한 사회 혼란은 사회 경쟁력을 상실시킨다. 즉, 사회 발전이 요원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우리 사회는 뺑소니 교통 사고율이 세계적으로 높다. 이러한 문제점에 인력거꾼의 행위는 큰 의의를 지닌다.

맹자는 인간의 선한 본성은 양심을 통하여 완성된다고 했다. 양심에 기초한 행위를 바탕으로 자아완성을 추구한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비양심적 행위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게 되었다. 이러한 때에 우리는 맹자의 교훈을 되새겨보고 양심에 따르는 행위를 통하여 진정한 사회 발전을 이룩하여야 하겠다.

정휘철(영진고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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