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2차 문제

문제:아래 제시문은 어느 일간지의 칼럼에서 가져온 글이다. 제시문을 읽고 우리 사회에서 볼 수 있는 새치기.끼여들기의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그 폐해를 지적하고 제시문에 나오는 '곰바우'의 행위의 의의를 정당화하라.

토요일 오후 서울 시내 내부순환도로에서 진땀을 뺐다. 홍은동 길목으로 빠져나가려는 차량행렬이 1㎞쯤 늘어선 채 도무지 줄어들지 않았다. 사고가 났나. 가는 둥 마는 둥 앞차 꽁무니를 쫓아 열심히 따라가다 보니 이게 어찌된 노릇인가. 옆줄로 신나게 달려온 차량들이 맨 앞쪽에서 너도 나도 끼여들기를 한다. 줄지어 온 차량들이 바싹 바싹 붙어보지만 새치기 차들은 용케도 틈을 비집고 들어선다. 저런 얌체들. 저 들 때문에 줄이 줄어들지 않았구나. 울화통이 치밀고 욕이 절로 나온다. 30분씩이나 줄지어 기다린 우리는 뭔가. 뭐긴 뭐야 곰바우지.

하긴 끼여들기·새치기가 어디 여기뿐인가. 우리네 사회 곳곳이 새치기·끼여들기 판인데. 엊그제 옷 벗은 전 경찰 고위직도 따지고 보면 같다. 남들은 6, 7년 걸린다는 승진 길을 그는 2년 8개월만에 정복했다. 실력과 능력이 출중해서 그렇게 됐다면 경찰내 뒷말이 그토록 무성할 리 없다. 실세 또는 지연(地緣)을 업고 정상적인 과정을 몇 단계씩 뛰어 넘은 셈이니 새치기나 다름없다. 추월당한 인사들의 심사가 어땠을까. 차량 새치기 당한 울화통쯤이야 아무것도 아니겠지. 동교동계 실세인 여당 전 최고위원이 요즘 난처하게 됐다. 그런데 그 측근의 옹호발언이 재미있다. "낙천자들, 오랫동안 대통령과 민주화운동을 했으나 정권교체 후 소외된 사람들에게 산하 기관에 자리를 알선해준 게 오해를 불렀다" 그것도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분분해 100명도 못했다며 억울하다는 식이다. 그 '100 석'을 향해 묵묵히 일해온 사람들의 허탈감을 한번쯤이라도 헤아려 봤을까. 낙하산 인사야말로 전형적인 끼여들기다. 〈중략〉 대통령의 국정 쇄신책에 온 국민의 시선이 쏠려 있다. 주문이 많고 기대가 워낙 크다 보니 부담도 클 것이라고 이해된다. 그렇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끼여들기.새치기 풍조 한 가지만은 꼭 바로잡아 주길 고대한다. '온갖 소문'의 내용들이란 인사든 이권이든 모두 권력을 동원한 새치기요 끼여들기에 관한 것이다. 일반인들은 권력이 통하는 샛길이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그게 차단되지 않고선 신뢰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성역이 보호돼서도 안 된다. 묵묵히 차례를 지키며 살아가는 선량한 국민을 곰바우로 만들어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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