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신춘문예는 예선을 거쳐 올라온 작품의 양으로 보면 어느 해보다 풍성했지만 질은 그런 양을 따르지 못한 것 같다.
다행히도 김신우의 '면역기'같은 작품이 있어 두 심사위원이 당선을 합의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면역기'는 작가가 밝힌 나이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세상을 보는 눈이 어른스럽고 문장도 메끄럽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인공의 등에 난 상처가 그토록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삶과의 구체적인 관련이 드러나 있지 않은 점이다.
'면역기' 다음으로 주목했던 작품은 '모래늪'이었다. '모래늪'은 소설적 이야기로는 가장 진진하고 작가가 품은 열정도 잘 전해진다. 이야기가 소설의 본질이냐 아니냐는 논자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요즘 들어서는 너무 무시되는 경향이 있어 이 작품이 귀하게 읽혀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야기의 틀이 다소 낡았고, 전개도 상식적인 인과관계를 과대포장한 느낌이 든다.
'어머니처럼 가르쳐 주는 요리대백과 사전'은 재미있는 발상이지만 주인공의 일상과 요리 사이에 긴밀한 연결이 없어 두 개의 주제가 서로 겉도는 듯하다. 따라서 결말은 힘이 없고 한 완결된 작품을 읽었다는 인상을 주지 못했다. '탑'은 모든 게 그만그만하게 읽을 만했다. 하지만 다른 작품을 제치고 드러날 만큼 비교우위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거기다가 책을 꼭 활자를 달리하는 '서'라는 말로 표현하고 있는 점이 끝내 이해되지 않고 거슬리기만 했다.
김원우 소설가.계명대 교수
이문열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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