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경제는 정녕 희망이 없는가. 대다수의 시민들은 대구 경제가 끝장 났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불씨가 사그라든 것은 아니다. 아주 작은 규모로 시작하고 있지만 대구 첨단산업단지는 대구의 장래를 가늠할 산업단지로서 이제 막 태동을 시작했다. 밀라노 프로젝트로 대별되는 대구 섬유 고도화 사업은 만년 중저가 직물 생산단지 대구를 패션.디자인, 직물, 염색 등 각 공정의 고부가가치화가 이뤄지는 도시로 성장시킬 수 있다.
우수한 의료.생명공학 분야 인력을 바탕으로 추진되고 있는 바이오벤처 분야도 성장 잠재력은 얼마든지 있다. 대구 경제의 가능성을 시리즈로 엮는다.
대구 첨단산업단지(상)
대구 첨단산업단지에 들어오는 업체들은 반도체 장비 및 TFT-LCD 분야에서 기술력을 인정받는 업체들. 치열한 경합 끝에 입주가 결정된 업체는 반도체 관련 7개업체, TFT-LCD 관련 5개업체 등 12개.
대구시는 성서3차산업단지 업무시설지구에 첨단산업단지로 만들기로 하고 분양가를 조성원가의 절반 수준인 평당 35만원에 결정했다.
이미 (주)컴텍스, (주)신안SNP가 공장 가동에 들어갔고 내년초 3개, 나머지는 내년 중반에 가동을 시작한다. 12개 기업이 5년이내에 직접 투자하는 금액은 1천800억원, 매출은 1조6천억원에 이를 전망. 지난 98년 대구지역 총생산(GRDP)이 14조8천억원이었으니 첨단산업단지 12개 입주업체들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권용범 컴텍스 사장은 "기업들이 직접 생산하는 것보다는 협력업체들을 통한 연관 생산이 엄청나다"며 "컴텍스도 절반 이상을 아웃소싱으로 충당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장비업 등 첨단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 및 부품.중간재 비용 비율이 55%인 점을 감안하면 이곳에 입주하는 기업들의 지역에 대한 인건비 및 외주 비용만 2002년 2천640억원, 2004년 6천884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고용효과는 2004년 4천여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치 대상기업이 첨단기업이므로 지역 대학 출신 고급 인력들이 타지역으로 유출되지 않고 지역에 정착하는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장비 제조업은 자체 내에 조립공정만 갖고 있으며 부품은 모두 외주를 주는 특성이 있으므로 성서공단을 포함, 지역업체들이 외주를 받을 경우 정밀기계산업의 기술수준을 급상승시키는 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대구.경북본부가 지난해 성서첨단산업단지 옆에 완공한 '성서 협동화사업장'에는 20개 업체가 입주해 있는데 13개 업체가 첨단 업종들이다. 디스플레이장비나 반도체 장비, 고기술력을 요구하는 섬유업종들. 현재 본격 생산에 들어간 이들 업체들은 규모는 작으나 부가가치 생산액은 높아 '작은 고추가 맵다'는 우리 속담에 꼭 들어맞는다.
대구시와 대구테크노파크는 첨단산업단지와 협동화사업장을 지원하기 위해 첨단산업단지 안에 '벤처빌딩'을 만드는 작업에 들어갔다. 국비, 시비, 민자 등 총 162억원을 투입해 만들어지는 벤처빌딩에는 첨단산업단지 및 협동화사업장과 연계한 정밀가공업종 협업화섹터를 조성해 신생 벤처기업들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시는 벤처빌딩이 완전 가동에 들어가는 2006년이면 50여 업체가 입주한 이곳에서만 1조5천억원의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작업들과 함께 현재 추진중인 세계 5대 반도체장비 제조업체인 스위스 유낵시스사의 대구 투자가 확정되면 대구의 산업 중심축은 기존 섬유, 건설, 자동차 부품 중심에서 벗어나 반도체.정보통신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
최정암 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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