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광산업은 오케스트라,자원간 연계 벨트화해야

올해는 한국방문의 해. 대구.경북 지역은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와 2003년 유니버시아드 등 세계적 행사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지역으로서는 올 한해가 관광인프라 구축으로 장기적인 관광산업 발전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출발점에 놓여 있는 셈이다.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대구. 경북을 중심으로 관광산업의 가능성과 문제점, 그 발전방향을 짚어본다.

"관광자원이 부족한 대구는 도시의 이미지를 널리 홍보하고 각종 테마관광을 개발해 타 지역은 물론 인접국가와 승부해야 합니다. 최근 대구시가 국제에너지기구(IEA)로부터 솔라시티로 선정된 것이나 월드컵 예선과 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최 등을 계기로 국제적으로 알려진 것을 어떻게 최대한 활용하느냐는 것도 한 관건이 될 것입니다."(권태형 대구시 관광과장)

관광의 형태가 조금씩 바뀌고 있다. 물론 과거처럼 볼거리 위주의 관광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90년대 중후반 이후부터 테마관광이 각광을 받으면서 번득이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얼마든지 관광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얘기다. 달성군 가창면 우록에 있는 김충선 장군의 녹동서원에 일본 관광객이 몰리는 것이 대표적인 예가 된다. 사실 대구시에서조차도 관광자원으로의 개발을 생각하지 못했지만 일본인들이 먼저 알고 찾아오게 된 경우이다. 이 사실은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것이 의외로 충분한 관광자원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해 11월말 현재 한국을 찾은 외국인은 489만여명(통계청자료)으로 99년 전체보다도 23만여명이나 늘어 IMF체제이후 줄었던 관광객이 경기 호전에 따라 눈에 띄게 회복되고 있다. 그러나 이 기간동안 지역을 찾은 외국인의 수는 제대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국내 전체는 공항이나 항구의 출입국관리소에서 정확하게 파악되지만 그밖의 지역에서는 인원파악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 대구시내 26개 관광호텔 투숙객으로 파악한 대구시 방문 외국인은 8만여명(10월말 현재), 경북도내 주요 관광지별 이동인원의 누계로 파악된 경북의 방문 외국인 연인원은 49만4천여명(9월말현재)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구의 경우는 8만여명중 순수관광객(관광을 목적으로 대구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2만1천800명 정도이며 나머지는 방문관광객(사업 등의 명목으로 방문해 관광을 곁들이는 관광객)으로 추산되고 있다. 얼핏 계산해도 국내 전체의 2-3%를 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경북은 전체의 90%인 44만5천명이 경주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 관광객의 편중방문이 심한 형편이다.

이희도(우방관광여행사 대표)씨는 "공항 등 각종 기반 시설이나 행정적인 지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대구.경북의 관광객 유치는 헛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며 "볼거리가 많은 중국, 놀거리 살거리가 많은 일본 등 인접의 관광대국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관광행정의 전반적인 재검토와 관광에 대한 기본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관광의 문제가 제기될때마다 나오는 숙박시설미비와 바가지 상혼, 불친절 등이 전혀 개선의 여지가 보이지 않는 것도 관광산업의 미래를 어둡게 하는 걸림돌이다.

그렇다고 막대한 외화가 걸려있는 무공해 산업을 던져놓을 수는 없다. 전문가들은 관광자원의 벨트화나 고유 캐릭터 개발, 타지역과의 연계-합동 개발 등의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관광자원의 벨트화는 업계에서 말하는 테마상품 개발과 궤를 같이 한다. 지방자치단체간의 긴밀한 협조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경주의 유적지와 대구의 섬유산업, 들안길의 식당가를 묶어 볼거리-살거리-먹을거리로 개발하거나 경주와 동해안 일대를 연계해 개발하는 방법, 경주문화엑스포와 안동의 국제탈춤페스티벌, 정선의 카지도를 잇는 볼거리와 놀거리를 상품으로 개발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계명대 오익근(관광경영학과) 교수는 "대개 외국 관광객은 한국은 곧 서울로 인식할 정도로 지역은 홍보가 잘 안돼있고 국내에 머무는 시간도 하루 이틀 정도로 짧아 거리가 먼 지역에까지 방문할 기회가 적다"면서 "경주 문화엑스포나 안동탈춤페스티벌 등 다양한 메가이벤트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외국에 홍보하고, 2002년 월드컵이나 2003년 세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개최 등을 계기로 각종 문제점을 하나씩 점검, 시정해 대구.경북을 다시 찾고 싶은 도시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지화 기자 jjhwa@imaeil.com

지역/연도 97 98 99 2000

대구 56.4 53.6 86.7 80.3

경북 717 727 722 494

전국 3908 4250 4660 4890

주1) 2000년 통계는 대구시 10월말 현재, 경북 9월말 현재, 전국은 11월말 현재임.주2) 전국통계는 출입국 관리소에서 집계한 방한 외국인 숫자이며 대구시는 대구시내 26개 관광호텔 숙박부에 기재된 외국인 숫자, 경북도는 도내 각 시군의 주요 관광지별 이동인원의 누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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