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북한 내부도 남·북 갈등

우리나라는 선거때만 되면 지역감정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망국병으로까지 일컬어지고 있는 이 지역감정은 남한에서는 꼭 풀어야할 숙제로 남아있다. 북한에도 지역감정이 있을까.

탈북자들에 따르면 북한에서는 지역감정 문제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는다. 공직사회에서는 특정지역 출신자들이 집단을 이루는 것을 강력히 규제하고 있는데다 지역의 관습적 차이마저 '분파주의'로 지적, 강력히 처벌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리적 특성과 역사적 전통, 기질상의 차이로 출신지역에 따라 인성을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북한 내부에서 남부지역과 북부지역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알력이 있다. 남부지역이라면 평안남북도, 자강도, 황해남북도, 강원도를 말하고, 북부지역은 함경남북도, 양강도 사람들을 일컫는다. 남부지역 사람들은 북부지역 사람들을 '영악하고 다혈질'이라고 싫어하고, 북부지역 사람들은 남부지역 사람들에 대해 '이중적이고 생활력이 약하고 이기적'이라고 비난한다.함경도 사람들은 끈질기고 억척같은 생활태도, 깔끔한 일솜씨로 지금도 북한 체제의 주요 핵심부를 구성하고 있다. 특히 함경도 지역 사람들은 '성격이 공격적이고 과격하며 일을 한번 벌이면 끝장을 보는 편'으로 알려지고 있다. 함경도가 항일 빨치산들의 본거지였던 탓에 함경도 출신들은 정권수립때부터 우대를 받았고, 한때 고위직의 90%까지 차지해 김일성이 '함경도 제일주의'를 타파하라고 교시까지 내렸을 정도로 심각했다. 또 이 지역은 6·25때 한국군이나 미군이 진출하지 못해 우월감을 가지고 있다.

또 평양시민들도 선민의식이 대단하다고 한다. 평양시민들은 거의 모두가 성분상 어떤 하자도 없는 북한 체제의 핵심계층이며, '혁명의 수도'에서 살고 있다는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있다. 공급되는 식량도 지방민들과 차이가 날 정도다. 이에 따라 일부 평양 주민들 사이에는 지방민들을 '촌놈', '지방아이'라 얕잡아 보는 경향도 있다.

최재수기자 biocho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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