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는 물질적 부를 최고의 가치로 여긴다. 당장의 이익을 위해서 온갖 수단을 동원한다. 이는 개인과 사회 생활의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그 쟁점을 흐리게 하여 비판적인 이성을 마비시킨다. 상업적 광고나 문화 사업에서뿐 아니라 전문직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마저도 그들의 직업윤리를 망각하고 당장의 이익을 위해 비판적 사고 능력을 마비시키는데 앞장선다.
제시문 (가)에 나타난 '우리는 당신을 위해 모든 일을 해 드립니다'라는 맥도날드의 상업적 광고는 맥도날드 회사의 이윤 추구를 위해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광고의 단순성과 반복성으로 소비자들은 아무 비판 없이 그것을 믿는다. 그러나 맥도날드 가게는 인력의 효율성을 위해 소비자가 버거빵을 가지고 차림대에 가서 양상추, 토마토, 양파 따위를 넣게 되어 있다. 소비자들은 이전의 가게에서 하지 않던 서비스 행위를 스스로 하게 되어 있다. 그들은 광고의 반복성에서 오는 무비판적인 신뢰를 최대한 이용하여 소비자들을 기만한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이를 따져서 비판하지 않는다.
제시문 (나)에 나오는 영화의 폭력성은 문화 산업의 감각적인 흥미위주의 한 단면을 잘 보여 준다. 과거의 만화 영화는 일정한 플롯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만화 영화는 첫 장면부터 모티브가 주어지고 영화의 장면이 진행되는 내내 무자비한 파괴의 장면을 보여 준다. 즐거움을 위해 폭력장면을 늘린 것이다. 이제 영화는 사람들에게 교훈을 주거나 감동을 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보고 있는 순간의 흥미위주 중심으로 구성된다. 그들은 교묘한 속임수 장치를 통해 순간의 흥미에 몰입하게 한다. 이제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은 그들이 영화를 만드는 이유가 단순해졌다. 관객들에게 순간적인 긴장과 쾌락을 제공하여 얼마나 더 많은 돈을 벌 것인가가 그들의 과제가 되었다.
제시문 (다)에서 문화는 복잡해서 오직 전문가들만이 자신의 제한된 영역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것처럼 전문화.세분화 되었다고 하여 문화에 대한 가치 판단을 혼란하게 한다. 이는 보통 사람들의 문화에 대한 비판 능력을 불신하게 한다. 문화는 개인과 사회의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 이 문제들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들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세분화시켜 전문가의 영역으로 취급하므로 개인은 혼란스러운 문화 현상에 대해 무기력해진다. 이것을 이용해서 문화 사업가들은 그들의 상업적 이윤을 추구하는 문화 상품들을 쏟아낸다. 사회 전반적인 상업성의 추구와 문화의 가치 혼란은 문화에 종사하는 전문직 직업인의 직업윤리마저 망각하게 한다. 사실에 대한 신뢰감을 사명으로 하는 뉴스 진행자가 광고 수입을 위해서 바로 이어 비누와 술의 광고를 하기도 한다. 이는 뉴스의 진실성과 현실 문제의 내용의 심각성을 약화시키고 사람들로 하여금 가치 기준을 둔화시킨다. 이러한 것들은 모두 문화의 상업화에서 오는 가치 혼란의 문제이다.
이러한 현대 문화의 상업화와 전문화.세분화는 비판적 이성을 마비시켰다. 문화의 기치 혼돈을 초래했다. 이의 극복을 위해서는 비판적 이성의 회복이 필요하다. 문화의 가치 회복이 필요하다. 이는 전문화.세분화가 이루어진다고 하여도 그것이 무엇을 위해서 왜 해야 하는지를 따지는 데에서 출발해야 한다. 문화는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삶의 영역을 다루는 것이고 삶에서 필요한 것과 필요하지 않은 것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및 미래를 위해서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따져야 한다. 또한 사회적 가치의 전환도 필요하다. 모든 가치 척도가 돈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벗어나야 한다. 이는 문화인의 직업 윤리의 회복에도 중요하다. 문화의 전문직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직업인으로서의 명예를 중시해야 한다.
김 기 홍
(검정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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