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여야, 이성부터 되찾자

정치권이 막가고 있다. 여야 총재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청와대와 여당이 연일 대야(對野)공세를 벌이고 있고 야당 또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당에 맞서고 있다. 검찰은 구 여권 인사들의 정치자금 관련 여부를 두고 강도 높게 조여들고 있다. 3김(金) 1이(李)가 얽히고 설킨 정쟁의 와중에는 차기 대권을 노리는 대권 경쟁의식과 권력누수를 막겠다는 정권안보논리까지얽혀 있어 문자그대로 이전투구의 양상 그대로니 경제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만 불쌍하다.

전 세계가 21세기를 맞아 정보화 시대의 기틀을 열어야한다느니 하면서 발빠르게 앞서가고 있는 이 마당에 우리 정치인들은 민생(民生)은 간곳없이 당리당략에 따른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한심스럽다. 정치를 하다보면 여야 의견이 날카롭게 대치되는 경우도 물론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아무리 감정이 격할지라도 나라를 이끄는 지도자급 인사들의 대화에는 지켜야될 '룰'이 있고 예의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지금 여야는 어찌된 셈인지 대통령에게 '작태'니 '짓'이니 막말을 쓰나하면 청와대가 대통령의 생일 축하화분을 문전박대했느니하며 감정싸움이나 하고 있으니 삼척동자가 가소로울 노릇이 아닌가 한다.

여당 대표는 검찰 수사 방향을 미리통고 받기라도 한듯 야당 총재를 향해 "정치자금과 관련이 있을것좭이라 몰아치고 있고 야당은 질세라 "DJP 정권을 생식기능이 없는 노새정권"이라 원색적으로 맞서고 있는 판이니 '상생(相生)의 정치'가 발 붙일 구석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이래서는 안된다. 여야는 이 시점에서 상극(相克)의 정쟁을 그만 두기를 권한다.

그리고 여야가 같이 살고 이 나라를 구하는 길이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기 바란다. 여당은 세를 불려 야당을 누르고 정국을 주도한다 하더라도 경제가 무너지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다시 한번 되새겨야 할것이다. 야당 또한 민주당이 자민련에 의원을 꿔준 잘못됨을 지적하고 여야간의 기(氣) 싸움에서 이긴다고 하더라도 자칫하면 '여야간의 정쟁'이나 일 삼다 나라를 망친 책임의 일단을 면키 어렵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결국 여야는 이나라 정치의 공동책임자인만큼 이 시점에서 일단 모든것을 벗어던지고 무엇이 국민을 위하는 길인지를 다시한번 냉정하게 생각하기 바란다. 지금의 경제위기를 해소키 위해서는 온 국민이 역량을 집결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정치권부터 솔선해서 힘을 결집시켜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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