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간의 '신DJP공조'가 시작됐다. 두 사람은 8일 청와대 회동에서 97년 정권교체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임기 마지막까지 최선의 공조를 하기로 합의했다.
이같은 신DJP공조의 출범으로 우선 정국은 민주당-한나라당-자민련 3각체제에서 민주당-자민련 연합과 원내 1당인 한나라당의 2여-1야 체제로 재편됐다.
이에 따라 여권은 133석의 한나라당보다 많은 135석(민주 116+자민련 19)을 확보, 수적인 우세를 회복, 정국주도권을 다시 잡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여기서 읽을 수 있는 것은 김 대통령이 앞으로 한나라당과의 협력 가능성을 전혀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정국운영에서 최소한 집권당이 야당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역으로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의 큰 반발을 불러와 지난해말 민주당 의원 3명의 이적과 안기부자금의 선거자금 유입으로 빚어진 대치정국은 앞으로 상당기간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또 하나 눈여겨 볼 대목은 임기말까지 공조를 유지해 '유종의 미'를 거두기로 한 것이다. 이를 두고 정가에서는 DJ와 JP가 단순히 임기말까지 국정운영에 공동보조를 취하겠다는 것에서 더 나아가 2002년 지방선거와 대선에서도 협력하자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같은 협력관계는 정계개편론과 맞물려 정치권의 새판 짜기로 발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것이 청와내 안팎의 분석이다.
그러나 신DJP공조가 양당의 기대처럼 순항할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정가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우선 민주당 의원 3명 꿔주기를 계기로 급진전된 DJP공조에 대한 국민들의 부정적 시각이 부담이다. DJ는 『총선민의는 자민련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주었다』며 『자민련을 실체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왔지만 여론은 싸늘하다.
또 개각에서 DJP공조에 따른 자민련 의원의 입각이 이뤄질 경우 나눠먹기라는 비난이 일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또 임기말까지 공조라는 부문에 대한 적극적인 해석에도 불구하고 공조의 당사자인 JP는 『우리 당은 우리 길을 갈 것』이라며 선을 긋고 있다. 이같은 JP의 태도는 큰 틀에서 공조는 하되 자신의 지분 행사를 가능케 하는 캐스팅 보트 역할은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국정협의회 재가동 등에 합의했지만 자민련이 국가보안법 개정에 반대하고 있는 등 양당의 성향 차이를 보더라도 양당의 정책공조 역시 순탄치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경훈기자 jgh0316@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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