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부 예산의 선거자금 지원을 둘러싼 정국 대치속에 여야 개혁파 의원들이 9일 정파를 초월한 신년모임을 갖고 '정치실종' '정국불안'을 강도높게 비판해 관심을 모았다.
민주당 이재정, 한나라당 김원웅 의원 등 여야 개혁파 의원 27명은 이날 저녁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안기부 선거자금 파문에 대한 당 지도부의 대처방식을 직.간접적으로 문제삼으며 정치혁신을 촉구했다.
특히 이날 모임은 논의과정 대부분이 여과없이 외부에 공개돼 의원들의 불만과 비판의 강도가 상당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먼저 김원웅 의원은 "여야 지도부가 상대편만 잘못했다고 하면 출구가 없게 된다"면서 "당 지도부가 잘못한 것은 잘못됐다고 말하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자민련 정진석 의원은 "가슴이 답답하다. 초.재선, 개혁파 모임을 통해 청량제를 얻고 싶다"면서 모임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민주당 김경천 의원은 "이제 바닥까지 간 것 같다"면서 "벼랑끝에서 떨어져 죽든지 아니면 뒤돌아 다시 뛰든지 해야 한다"면서 쇄신을 촉구했다. 같은 당 박인상 의원이 "정치의 패턴을 바꿔야 한다"고 하자 한나라당 안영근 의원은 "지도부의 잘못에 끊임없이 저항해야 한다"고 수위를 높였다.
또 박인상 의원은 "그냥 모였다가 끝내려면 처음부터 만나지 않는 것이 좋다"면서 참석의원들의 '결의'를 돋웠다. 이어 "지역으로 얽매이고 사람을 따라 가는 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한나라당 서상섭), "대권만 있고 국민은 없는 나라"(민주당 장성민) 등 거침없는 발언이 2시간 30여분간 계속됐다.
토론을 마친 의원들은 여야 초.재선 및 개혁파 의원들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모임을 확대해 월 1회로 정례화하고 내달에는 모임을 공식적으로 발족시킨 뒤 각종 정국현안에 대해 정파의 이해가 없는 '딱부러진' 목소리를 내기로 의견을 모았다.이에 따라 의원들은 '반부패기본법', '국가인권위원회법', '국가보안법' 등 '개혁3법'의 제.개정 과정에서 정파를 초월,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모임에는 민주당에서 천정배.김민석.이미경.김성호.김태홍.김희선.송영길.심재권.이종걸.이호웅.정범구.정장선.정철기.한명숙.박인상.김경천.이재정.장성민 의원, 한나라당에서는 김홍신.김영춘.정병국.조정무.오세훈.안영근.김원웅.서상섭 의원, 자민련에서는 정진석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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