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장군 급습 얼어터진 민생

연일 맹위를 떨치는 한파로 갖가지 피해가 속출하고 시민들의 바깥활동이 크게 줄었다.

11년만에 최대 한파가 몰아친 대구시내서는 수도관, 보일러, 분수대 등 수백여곳이 얼어 터졌고, 강추위와 눈이 많이 내린 경남북에서는 농작물 피해, 조난사고, 항공기 및 선박운항 결항, 교통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5일 오전 6시쯤 수성구 수성교 분수대 조형물(수성구방향) 파이프가 동파했으며, 수성구 수성1가, 북구 복현동 일대의 급수관이 얼어 터져 일부 도로가 결빙, 15일 오전 출근길 차량들이 불편을 겪었다.

또 달성군청의 수도파이프가 터져 화장실 사용을 하지 못했고, 가정, 상가, 공장, 교회 등에서 수도관이 얼어붙었다는 신고가 각 구청에 빗발쳤다.

이모(72·남구 이천동)씨는 집안의 수도계량기가 얼어붙어 물을 쓰지 못한다며 구청에 신고했으며 같은 동네의 노모(78)씨는 기름보일러가 터져 밤새 추위에 떨었다.

대구상수도 사업본부측은 "지난 3일동안 대구시내에서 급수관 동결 33건, 계량기 동파 26건, 도로누수 22건 등의 사고가 있었다"면서 "시민들이 신고하지 않은 사례까지 포함하면 많은 피해가 났다"고 밝혔다.

제주공항 폭설 및 강풍 영향으로 14, 15일 대구공항은 여객기 무더기 결항 및 지연 피해가 발생했다.

대한항공의 경우 14일 오후 4시 30분발 제주행 여객기 등 이날 오후 제주도로 가는 여객기 4편이 모두 뜨지 못했으며, 아시아나항공도 오후 6시 30분발 제주행 여객기가 결항됐다.

15일도 제주공항 사정으로 오전 9시 10분발 대한항공 제주행 여객기가 1시간 이상 지연됐고, 나머지 3편의 출발도 늦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도 총 3편의 여객기 출발이 지연됐다.

이로 인해 14일 대구공항을 떠나 제주도로 가려던 240여쌍의 신혼여행객들은 대구시내 호텔 등에서 첫날밤을 보냈다.

경북북부지역에서는 지난 연말부터 영하 10~20℃의 한파 때문에 일부 농작물의 생육이 늦어지고 시설재배의 기름값 부담이 크게 늘었다.

봉화 춘양면에서 1천500평의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박연홍(44)씨는 "지난 연말부터 강추위를 이기기 위해 5겹의 보온을 했지만 예년에 비해 5~10일 생육이 늦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봉화군 물야면에서 화훼단지를 운영하는 봉화농산 대표 황건욱(38)씨는 "6천여평의 농장에 예년에는 하루 7드럼의 기름이 들었으나 요즘 강추위때문에 10드럼을 쓰고 있다"고 했다.

한편 13일 밤 10시10분쯤 소백산국립공원 깔딱고개 부근(해발 900m)에서 동료 5명과 함께 등산을 왔던 현대중공업 전기전자사업부 사원 강호영(33) 김정태(36)씨가 영하 20℃가 넘는 혹한을 견디지 못해 숨졌다.

사회1·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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