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이 15일 예비역 장성들과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시대변화에 따른 국가보안법 개정의 불가피성을 설득해 주목을 끌었다.김 대통령은 이날 정승화 성우회장이 인사말에서 "보안법 개폐 논의는 스스로 무장을 해제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사실상 개정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히고 나선 데 대해 여러가지 논리를 내세워 개정 필요성을 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먼저 세계적 인권단체들이 보안법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유엔이 91, 92, 95, 98년 4차례에 걸쳐 국보법 폐지 보고서를 냈고 앰네스티 인터내셔널도 개폐를 촉구하고 있으며 미 국무부도 1997~2000년까지 매년 연례보고서에서 이를 문제삼고 있음을 강조했다.
이는 결국 국가 이미지의 실추로 연결되며 그 결과는 대한투자와 관광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얘기다.
다른 하나는 지금 세계적 추세가 냉전은 끝났고 따라서 미국이 존재하는 이상 북한이 한국을 침범할 리가 없다는 정세판단이다.
김 대통령은 "북한은 변하고 있다"고 힘주어 강조하고 "지금의 보안법 개정 논의가 북한의 비위맞추기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통령은 보안법을 개정하지 않을 경우 폐지를 요구하는 국내 과격단체들의 도전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대통령은 "개정을 안하면 상당수 젊은이들이 여기에 빠져들 수 있으며 결국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경우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현재 실질적 효력을 갖지 못하는 고무.찬양이나 잠입 탈출 등의 조항은 개정해도 무리가 없으며 오히려 국내 과격세력에 맞서는 '완충작용' 역할을 할 수있다는 것이다.
김 대통령은 특히 이날 초청된 인사들이 보수 우익세력을 자처하는 예비역 장성이라는 점을 감안해 이들에게 심정적인 호소를 하기도 했다.
김 대통령은 "나는 하늘이 두쪽 나도 대한민국이 공산화 되는 것을 용납치 않을것"이라고 여러차례에 걸쳐 국가안보 수호와 공산화 저지를 위한 단호한 의지를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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