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서해 호도 보건진료원 김경자씨의 설쇠기

"고향 가족이 그립긴 하지만 내가 없으면 누가 섬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겠습니까?"

충남 보령시 대천항에서 뱃길로 1시간 10분(25.5㎞) 거리의 외딴 섬 호도(狐島)에서 보건진료소 진료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경자(金敬子.63.여)씨는 "자신이 섬을 비우면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며 이번 설 연휴 고향인 서울행을 포기했다.

그녀는 지난해 11월 인근 태안군 도내리 보건진료소에서 정년을 맞았으나 특별케이스로 호도 보건진료소 진료원(간호사)으로 재임용됐다.

그녀에게 이 같은 특혜가 주어진 것은 낙도인 이곳에서 근무를 하겠다고 나서는 진료원이 없었기 때문이다.

"명절을 맞아 고향을 떠났던 사람들이 부모, 형제를 찾아 섬으로 하나 둘씩 돌아오면 할 일이 많을 것"이라는 그녀는 "연휴 동안 혹시 주민들에게 위급한 일이 닥치면 누가 이들을 돌보겠느냐 "며 "고도(孤島)에서의 명절이 전혀 외롭지 않다"고 말했다.

평소 그녀의 일과는 섬 주민들이 감기나 외상, 소화기 계통의 질병이 발생하면 약품을 지급하고 가정을 방문해 이들의 건강을 돌보는 것이다.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그녀는 주민들과 친숙해져 친절한 이웃집 누님이나 이모처럼 여겨지고 있으며 노인들에게는 친딸 이상으로 가까운 사이가 됐다.

"이 번 설을 맞아 주민들이 앞다퉈 나를 초대했다"는 그녀는 "주민들의 포근한 인심에 탄복했다"고 흐뭇해 했다.

64가구 190여명의 주민들이 주로 어업에 종사하며 살고 있는 호도는 지형이 여우처럼 생겼다 해서 여우 섬으로 불리고 있으며 주변에는 1.2㎞의 청정 해수욕장과 마을 공동 전복어장이 있어 주민들의 중요한 삶의 터전이 되고 있다.르는 등 일찌감치 여성 카레이서로서는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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