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동성 장세 '잔치 끝났나'

"유동성장세, 이제 끝나나"지난 주 26일 주식시장이 폭락세를 보임에 따라 연초 유동성 랠리의 종결여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날 거래소 시장의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5.72포인트 떨어진 591.73포인트를 기록했다.

지수 급락은 840억원의 순매도를 나타낸 외국인들이 주도했다. 특히 외국인들은 선물시장에서 5천512계약의 순매도공세를 펼쳤다. 이는 99년 7월23일 5천977계약 순매도 이후 1년6개월여만에 가장 많은 규모. 특히 삼성전자는 19만원대로 추락하는 등 대부분 핵심블루칩들이 외국인들의 매물공세를 이겨내지 못한채 폭락하고 말았다.

코스닥 시장도 폭락세를 나타내 코스닥지수는 전일에 비해 3.28포인트 떨어진 80.04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거래소와는 달리 이날 외국인들은 73억원의 순매수를 기록, 지난 12일 이후 거래일 기준으로 8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던 증시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증시가 큰 폭 하락하자 유동성장세가 종료된 게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증시가 불안한 상황에서 외국인들이 차익을 실현할 만큼 주가가 오른데다 한국경제가 언제 회복될 지 불투명하다는 배경 때문에 이같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외국인들이 하락장세 주도

무엇보다 하락의 결정적 요인은 미국 나스닥시장의 급락 및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 때문. 특히 나스닥 선물이 거의 하한가까지 추락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를 급속히 냉각시켰다.

이는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의회연설에서 추가 금리인하에 대해 적극적 암시를 하지 않은데 뿌리를 두고 있다.

금리인하폭이 예상보다 작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매도를 부추긴 셈. 게다가 미국 기업들이 발표하는 4.4분기 실적이 호재로 작용할 만큼 양호하지 않다는 점도 하락요인이 됐다.

엔화강세로 인해 단기성 외국인 자금들이 철수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시되고 있다. 또 올들어 지금까지 외국인 매수의 80% 이상이 종합주가지수 600선이하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외국인들이 이제는 차익실현에 나설때가 됐다는 해석도 주가하락을 부추겼다는 지적이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의 힘에 의존한 유동성 장세는 마무리됐다"며 "공격적인 투자는 자제하고 매도에 치중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의 금리 인하폭이 향후 주가 결정

미국이 금리를 0.5% 포인트 떨어뜨린다면 유동성 랠리 흐름이 다시 이어져 종합주가지수가 650선까지 올라갈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시각. 반면 인하폭이 0.25% 포인트에 그칠 경우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거래소 시장의 '방향타'인 삼성전자가 외국인들의 매도세에 휩쓸려 다시 하락행진을 할 경우 지수하락을 주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미국의 금리인하 직전인 다음주초까지는 590~600선을 지지선으로 하는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며 "그러나 금리인하가 기대만큼 이뤄진다면 640~650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경신 리젠트증권 이사는 "지난주 중순 지수 600선을 넘기면서 거래량이 줄어들었던 점은 안좋은 징조"라며 "지수가 120일 이동평균선인 600선 아래로 내려오면 550~600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는 거래소보다 전망이 다소 밝은 편. 정윤제 대신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순매수 행진과 개인들의 유동성 유입 가능성 등으로 이번 주에는 조정보다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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