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최근 '반짝경기' 논쟁에 휘말린 가운데 미국.유럽에서도 유사한 '반짝경기'가 나타나고 있으나, 미국 및 세계의 금융 위기 가능성은 그대로 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 신문이 경고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 몇달간 나타났던 세계 금융시장의 신용 경색 상황은 최근 극적으로 달라졌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신뢰가 되살아나 정크본드가 날개 돋친듯 팔려 나가고 있으며, 1월중 채권발행 물량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에 이르고 있다. 유럽에서도 BT(브리티시 텔레콤)의 95억 달러나 되는 채권이 성공리에 판매됐다.
그러나 지금 나타나고 있는 것은 반짝 경기일 뿐, 이번 경기순환 주기가 금융위기로 끝날 것이라던 당초의 예상은 빗나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짝경기는 미국의 금리 0.5%p 인하에 힘입은 것일 뿐이며, 그것이 경기순환 주기를 연장시킨데 불과하다.
금리 인하는 오히려 '첨단기술 거품'을 초래했다. 자금조달 비용의 인위적 하향 조정은 과투자를 촉발, 세계적 경쟁 격화와 더불어 기업들에 충격을 가해 이윤 감소라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런 것이 누적되면 결국엔 다시 금융시스템에 문제를 초래할 위험이 있다.
또 금리 인하로 민간부문엔 소비와 차입이 누적됐고, 특히 주식시장 호황 이후 가계부채는 1인당 가처분 소득의 65%에서 95%까지 높아진 반면 저축률은 제로로 떨어졌다. 이렇게 부채가 늘어난 가계는 앞으로 금리가 추가 인하되더라도 쉽게 소비를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이 신문은 위와 같은 상황들을 종합한 결과, 세계 경제가 사상 최대 거품과 최장기 호황을 거치고도 매우 약한 침체만 겪고는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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