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면회소설치 합의 끌어내야

금강산에서 오늘부터 사흘간 열리는 제3차 남북적십자회담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새해 들어 남북간에 처음 열리는 회담인데다 북한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연초에 모든 문제를 21세기라는 새 시대에 맞는 방 식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소위 '신사고'를 강조한 후 처음 열리는 회담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심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회담은 북측이 신년 공동사설을 통해 남북공동선언의 확고한 실천을 다짐한데 이어 이례적으로 먼저 회담을 제의해 열렸다.

북한측의 이처럼 적극적인 자세로 미루어 올해에는 3차 이산가족상봉과 면회소 설치, 생사확인, 서신교환 정례화 등 현안 문제들이 제대로 풀려나갈 것이란 기대를 갖게된다.

이산가족의 생사확인과 서신교환, 면회소 설치문제 등은 지난해 합의해 놓고도 북한측의 약속 파기로 미뤄졌던 문제들인 만큼 이번 회담을 계기로 남북간에 통큰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에서 매듭지어야 할 핵심 사안은 면회소 설치 문제란 생각이다. 지금까지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떠들썩 했지만 기껏 양쪽에서 모두 400명이 만났을뿐이다. 이것은 전체 이산가족 1천만명에 비하면 그야말로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만큼 면회소를 설치, 남북의 이산가족들이 자유롭게 만나서 생사를 확인토록 하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란 점을 지적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반드시 면회소 설치와 운영 방안에 대한 합의를 끌어내야 할 것이다. 면회소의 장소 문제는 북측이 주장하는 금강산보다는 이산가족들의 편의를 생각해서 정치적으로 자유롭고 교통여건이 좋으며 비용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곳이어야 된다. 이런 측면에서 남측이 주장하는 판문점이 적합하다고 본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북한이 전례없이 대화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은 긍정적이지만 한편으론 부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다. 북한이 비전향 장기수를 추가 송환하라는 주장이 그것이다. 장기수를 보내면 면회소를 설치하겠다던 북측은 지난해 9월초 63명의 장 기수가 송환됐는데도 아무런 움직임도 없더니 이번에는 느닷없이 남한에 전향해서 정착한 장기수까지 보내라는 억지 주장을 벌이고 있는 것이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북측은 진정 남북대화를 원하고 신사고의 자세로 21세기 국제사회에 동참할 의사가 있다면 이번 회 담을 계기로 지금까지의 벼랑끝 외교방식을 청산,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이기 바란다. 이번 회담은 정치성을 배제하고 인도주의 차원 에서 타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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