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부모의 눈

세상에 태어나면서 우리에겐 중요한 세가지의 만남이 주어진다. 평생을 함께할 부모,동반자,그리고 스승과의 만남이다. 그중 부모와의 만남은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운명적으로 결정지워져 우리네 인생살이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특히 부모와의 만남에서 교육적 의미로 볼때 좋은 부모와 나쁜 부모가 있다. 20년을 유치원이라는 교육현장에서 많은 부모들을 만나면서 자식에 관한한 대부분의 부모들은 맹목적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곤 한다. 시쳇말로 '눈에 찌짐이 발려져' 자식 외에는 다른 건 잘 안보이는 것 같다는 말이다. 어릴 때는 과잉으로 먹이고 입히고 하다 초등학교 들어가면 가방 챙겨주고,양말 신겨주고,필통 챙겨주는 것 까지 스스로 할 일을 대신해 주고 중.고등학교땐 학원이다 과외다 지식비만아로 만들어서 대학 졸업시키고,시집장가갈땐 한살림까지 만들어줘야 비로소 한숨을 내쉰다. 심지어는 시집간 딸에게 김치 담가주는 것은 기본이고 밑반찬,양념갈무리까지,가끔씩은 청소하라고 파출부까지 파견시켜주는 걸 보면서 가히 세계적인 금메달급 부모열성에 입이 벌어질 수 밖에 없다. 공부 외엔 부모가 다 해준다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선진국가에선 중학교때부터 직업교육을 시키고 18세부터는 경제적인 독립을 시킨다는데...

세상이 모두 급변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부모의 사고는 요지부동이다. 학력 인플레시대,경제불안의 시대, 그리고 불확실성의 시대에 살면서 자식에 대한 우리의 생각도 이제는 좀 바꾸어야 하지 않을까.

우리가 산다면 천년을 살 것인가. 아무리 귀한 자식들이지만 때로는 비바람도 맞으면서 세상풍파를 이겨내야만 스스로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무조건적이고 맹목적인 자식사랑에서 눈을 새롭게 떠야할 것 같다.

영희유치원 원장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