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교육장관 너무 자주 바뀐다

교육 총수가 너무 자주 바뀌어 숱한 개혁과제를 안고 있는 교육계의 일관성 있는 정책이 우려된다. 정부의 조직 개편에 따라 교육부가 교육인적자원부로 확대 개편되고 장관이 부총리로 승격돼 그 위상이 높아졌지만, 교육 총수가 5개월만에 바뀌고 현 정부 출범 이후 무려 여섯 번이나 교체된 데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본다.

교육은 백년대계(百年大計)이며, 교육부는 어느 부처보다 일관성이 요구되는데 잦은 총수 교체는 우리 교육이 아직도 표류하고 있음을 말해 주는 것 같아 안타까우며, 정책의 혼선이 걱정되기도 한다.

우리 교육은 지금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 교육은 학생들의 외면을 받기에까지 이르게 돼 공교육이 흔들리고, 새 입시 제도는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학교 시설은 빈약하거나 낙후돼 있고, 교사들의 사기가 떨어져 교직사회가 술렁거리고 있다. 경직되고 갈팡질팡하는 교육 정책의 폐단도 적지 않으며, 인문학 등 기초학문은 실용 학문에 밀려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형편이다.

사정이 이런데 업무 파악에만도 적잖은 시간이 걸리는 장관을 너무 자주 바꾸어 교육 정책이 흔들린다면 백년대계를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는가. 더구나 최근 교육부는 2002학년도부터 크게 바뀌는 대학 입시의 틀을 가다듬고, 중학교 전면 의무교육 실시, 교사의 경쟁력 확보 방안 마련 등의 작업을 가속화해 왔는데 다시 차질이 빚어질까 걱정이 나오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신임 교육부총리는 교육인적자원 분야의 팀장으로 행자부.과기부.문화부.노동부.여성부 등 9개 부처 장관과 국무조정실장.국정홍보처장.청와대 교육문화 수석 등이 출석하는 인적자원 개발 회의를 주재해야 하고, 인적자원 개발과 관련한 주요 안건에 대해 심의하는 등 권한이 막강해졌다.

따라서 교육부총리는 지도력을 발휘해 원만한 팀워크를 이루고 교육 개혁을 탄탄하게 이끌어 나갈 수 있어야 한다. 학교 교육 뿐 아니라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 걸맞은 국가 인력 개발 정책을 종합적으로 관장하는 중심축 역할도 해야 한다.

정부는 신임 교육부총리가 개혁성과 추진력을 갖춘 인물이라고 하지만 과연 이 같이 막중한 일을 잘 해낼 수 있을는지, 부정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대학 총장과 통일부총리 출신이기는 하지만 인적자원 정책분야나 교육 분야에 어느 정도 전문성을 지니고 있는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신임 교육부총리는 교육정책의 일관성 유지를 바탕으로 개혁 과제들을 풀어나가는데 최선을 다해 위기에 놓인 우리 교육에 새 전기를 이끌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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