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변실금과 변비-창피하다고 숨기면 고통만 더해

"병은 자랑하라"는 말이 있다. 그 병 유경험자들로부터 치험례를 들을 수 있고, 잘 치료할 수 있는 적당한 의사를 소개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틀린 말이 아니다. 그렇지만, 자랑은커녕 가족에게 조차 말하기 힘든 병도 있다. 배변 관련 질환들도 그 중 하나. 특히 대변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슬금슬금 새 나가는 '변실금'은 창피하다는 생각에 누구에게도 털어놓기 쉽잖다.변실금 원인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자가 분만 때 심한 괄약근 손상으로 생기는 경우가 가장 많다. 할머니가 대부분인 이런 환자들은 자녀에게 말도 못하고 기저귀를 차고 생활한다.이와 반대로 변이 잘 나오지 않아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 변비 환자들이다. 흔히 만성설사 유발 약제를 써 대응하지만, 그 약은 대장 기능을 약화시켜 변을 더 보기 힘들게 만든다. 증상은 반대이지만, 변실금과 변비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배변을 조절하는 골반근과 항문 괄약근의 수축·이완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변실금과 변비는 '기능성 배변 장애'로 불린다. 이같은 장애는 '바이오 피드백'(Biofeedback, 생체 되먹임) 치료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골반근과 항문 괄약근이 수축·이완하는 생체 신호를 모니터로 관찰하면서 환자 스스로 조절 기능을 터득케 하는 행동과학 치료법이다. 이를 통하면 변실금 환자는 괄약근 수축을 강화시키기 위한 조절 능력을 배우게 되고, 만성 변비 환자는 배변을 시도할 때 괄약근을 이완토록 훈련한다. 처음에는 마음대로 잘 조절 안되던 항문의 수의근이 점차 조절능력을 찾게 되기 때문이다.변비와 변실금은 그 원인이 많은 만큼 치료법도 다양하다. 그러나 하나는 명확하다. 병을 숨겨 고생하기 보다는 정확한 진단을 통해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점이다. 김욱동과장(구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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