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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노트-'롯데 투자'과대포장 아닌가

대구시가 발표한 롯데그룹의 대구 투자를 두고 지역 정치권에서 뒷말이 무성하다. 논란의 핵심은 '롯데 투자설'이 삼성상용차 퇴출 등으로 수세에 몰린 문희갑 시장이 입지 회복을 위해 과대 포장된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다.이러한 분위기는 우선 대구시의회 주변에서 표출되고 있다.

시의원들은 29일 열린 의장단 회의를 통해 "사업 계획서조차 교환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치 투자가 확정된 것처럼 시가 혼자 앞서가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시를 향해 의혹의 화살을 날렸다.50사단내 시유지도 수의계약 형식으로 제공키로 돼 있어 대구 발전을 책임질 것처럼 떠들다 결국은 아파트만 분양하고 이익을 챙긴 뒤 지역을 떠난 삼성이나 코오롱의 재판이 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의회의 우려를 뒷받침하는 이야기들도 곳곳에서 나오고 잇다.

롯데의 대구 진출에 중계역할을 맡은 모 인사는 "50사단 부지 매각을 빼면 합의사항이 없으며 시의 제안 중 골프장에 대해서만 타당성을 인정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롯데 실무진에서도 대구시가 너무 앞서가고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대구대공원 사업을 위해 삼성 등 대기업을 상대로 유치활동을 펴온 지역의 한 국회의원도 "사파리 개념의 위락시설은 사업성이 낮아 대기업 유치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그러나 시의 발표처럼 롯데측이 특급호텔 건립과 대구대공원 조성, 골프장 및 구 50사단내 시유지 개발 사업 추진에 나선다면 대구로선 오랜 '난제' 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또 위천단지 무산과 삼성상용차 퇴출로 좌절감에 빠진 지역민에게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현재로선 대구시나 롯데, 지역 정치권 그 누구도 결과를 예단할 수는 없다. 단지 롯데의 지역 진출이 대구시만의 또다른 '짝사랑 연가'로 끝난다면 그 상처가 시민의 몫이라는 사실만은 분명하다.이재협기자 ljh2000@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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