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승객·승무원 259명이 탄 팬암 항공기를 폭파, 지상에서 비행기 파편에 맞아 사망한 11명을 포함해 모두 270명의 생명을 앗아갔던 사건의 피고인 2명에 대한 첫 선고가 31일 내려졌다.
네덜란드 캠프 자이스트에서 이 재판을 벌여 온 스코틀랜드 재판부는 이날 리비아 정보기관에서 항공관련 책임자로 일했던 알리 알 메그라히(48)에게 최소 20년 복역의 종신 징역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됐던 아랍항공 직원 라멘 할리파 피마흐(44)에겐 무죄가 선고됐다.
이들은 폭탄이 든 가방을 탁송하는 방법으로 여객기를 폭파한 혐의를 받아 왔다.
재판부는 판결에서 "폭파 계획·집행은 리비아에서 비롯된 것으로 명백히 추정된다"고 판시, 사건 배후에 리비아가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판결이 나온 후 피고인측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고, 미국도 "리비아의 사건 책임 인정 및 유가족 배상 등 UN이 정한 전제조건이 이뤄지지 않아 리비아에 대한 제재는 계속된다"고 밝혔다. 이로써 로커비 사건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이날 부시 미국대통령은 "리비아 정부를 압박해 유족들이 배상을 받도록 하겠다"고 천명했으며, 영국 총리실 대변인은 유족에 대한 7억 달러 배상을 요구했다. 반면 리비아는 "재판 결과를 존중한다"면서도, UN의 제재조치 즉각 해제, 제재로 인한 손실 보상 등을 요구했다.
△로커비 사건=발생 12년만에 첫 선고가 이뤄진 이번 사건은 리비아 제재 등 엄청난 우여곡절을 겪었다. 미국과 영국이 용의자 인도를 요구했으나 리비아가 불응하자 UN은 1992년에 제재 조치를 내렸었다.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 등이 나서 중재한 끝에야 리비아는 1999년에 2명의 용의자를 내 줬으나, 미국이나 영국이 아닌 제3의 네덜란드에서 재판을 받도록 했다. 재판부는 지난 85일간 심리를 벌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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