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파산 경북골프장 표정

3일 파산선고가 내려진 (주)보성의 계열사였던 칠곡군 왜관읍 매원리 매원개발(경북골프장) 클럽하우스 2층 사장실에 이날 오후 법원이 관재인으로 선임한 석왕기 변호사와 민순기 사장 그리고 회원협의회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이들은 한시간여동안 회의를 가진뒤 민 전사장은 93년11월 취임이후 8년간 몸담았던 사장실을 떠났다.토요일 오후라 평소같으면 클럽하우스 로비는 골프를 치러온 사람들과 직원들의 바쁜 발걸음으로 활기가 넘쳐났는데 이날 로비 분위기는 텅빈 공간처럼 썰렁했다. 직원들은 "올것이 왔다"며 침통한 표정이었고, 간부들은 허탈한 모습으로 애써 말을 아꼈다.

93년 골프장 등록당시 최고 7천500만원을 웃돌았던 회원권 시세는 모기업인 보성의 파산이후 급격히 하락을 거듭, 올들어 2천만원 미만대로 곤두박질했다.

지난해 11월 2천200여 회원들로 구성된 회원협의회(회장 김문배)는 그동안 경북골프장의 장래에 대해 수시로 모임을 갖고 대책을 숙의해 왔다.

협의회에선 회원 1인당 2천만원씩 갹출해 공동명의로 법원 경매에 응할 것이란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또 서울서 큰손으로 불리는 사채관련 업자 3~4명이 골프장 경매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회원들은 골프장 파산으로 인해 엄청난 손실을 입게됐고 일용직 포함 80여명 직원들은 이달 28일자로 해고가 예고돼 있어 새로운 주인이 나타날 때까지는 그야말로 좌불안석인 실정.

경북골프장 노조 유창근(37)조합장은 "회사측의 일방적인 해고통보는 인정하기 어려운 실정이고, 파산을 맞았지만 영업은 할 수 있는 만큼 직원들은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칠곡.장영화기자 yhj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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