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성기 포항공대 총장

생존의 위기를 맞은 지방대의 활로에 대해 포항공대 정성기(55) 총장은 "수도권 대학과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여건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 교육, 연구, 기술이전 등 대학의 부가가치를 높여 경쟁력을 갖춰야 하지만 이를 위해 공정한 경쟁조건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방이 살기 위해서는 수도권 집중현상을 막는 정책과 지방을 발전시켜 지방으로 역이동시키는 두 가지 대안이 있다"고 전제한 뒤 "전자보다 후자를 선택하는 것이 시간은 많이 걸리지만 순리"라고 말했다.

포항공대가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을 지향하고 있지만 국민적인 서울대병으로 인해 손해를 보기는 마찬가지다. 정시모집 합격생 중 서울대와 동시합격할 경우 20~30%정도만 포항공대로 진학한다. 정 총장은 "공부를 하려면 포항공대로 가라는 말을 듣지만 학교와 집안 등의 서울대 진학 권유를 뿌리치지 못해 못오는 학생들이 상당수"라며 "이같은 장벽이 사라지는 성숙한 사회가 빨리 와야 한다"고 말했다.그는 포항공대를 수도권에 세우지 않고 포항에 설립함으로써 불리한 점도 많았지만 지방에서도 세계적인 대학을 육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지속적인 투자가 오늘의 포항공대를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포항공대는 재단전입금이 전체예산 1천300여억원의 30%인 350억원, 등록금 9~10%, 정부지원 및 보조금과 기부금 10~15%이다. 나머지 절반 가까이는 연구비 수입이다. 지난해 수주한 연구비는 600억원으로 교수 1인당 3억원에 육박한다. 재단의 투자가 극히 미미하고 교수들의 연구비 수입도 취약한 지방대들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정 총장은 "이제는 지방대학들이 힘을 모아 중앙정부에 특단의 지원과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여나가야 할 때"라면서도 "지방대 스스로도 특성화·차별화한 운영으로 경쟁력을 높이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포항·정상호기자 falco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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