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사태 직후 속출했던 자살이 다시 잇따르고 있다. 특히 IMF 직후는 국가부도의 충격에 휩쓸린 충동적 또는 정신 공황적 자살이 특징이었지만 최근에는 장기적 경기불황에 따른 취업난과 사업실패 등에 따른 만성적 심약상태가 주요인이라는 점에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1일 오전 9시쯤 경산시 대평동 참외 비닐하우스에서 권모(48·경산시 중방동)씨가 농약을 마시고 숨져 있는 것을 이웃 농민 박모(41)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이웃 농민들은 권씨가 비닐하우스 4동을 빌려 참외를 재배해 왔으나 최근 값 하락 등으로 빚에 쪼들려 고민해 왔다고 진술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8시쯤 북구 조야동 야산에서 목을 맨 신모(35)씨는 외항선원으로 4년간 외국에 나가 생활을 하다 1년전 귀국했으나 일자리를 찾지 못해 신세 한탄을 하며 혼자 살아 왔다는 게 가족의 말이다.
지난달 30일 자신의 집에서 목숨을 끊은 윤모(39·달서구 송현동)씨는 지난해 기공사 사업이 부도가 난 뒤 택시운전을 해 오다 마이너스 통장 빚이 990만원에 이르는 등 생계가 어려워진 것을 비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달 북구에서 기계설비업체를 운영해 온 박모(33)씨는 직원 임금조차 제대로 주지 못해 고민을 하다 설연휴기간중 사무실에서 목을 매 숨졌다.
가계파산으로 자살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지난달 30일 달서구 유천동 서모(40)씨는 대출을 받아 해 온 개인택시 영업이 어려워 처분한 뒤 막노동을 하다 1억여원의 빚을 감당하지 못하자 목숨을 끊었다.
같은 달 26일에는 친구 등에게 빌린 돈을 갚지 못해 고민하던 배모(43)씨가 자신의 셋방에서 목숨을 끊었다.
한편 지난해 대구시내에서 발생한 자살사건이 350건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최성환(37·정신과전문의) 대동병원 진료과장은 "경제난에 따른 자살의 경우 생활형편이 어려워 진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는 자책감과 어려운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며 "자살전 신변정리를 하는 등 나름대로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가족들이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면 예방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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