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금리세일 함정도 숨어있다

주택담보대출 시장을 놓고 은행, 보험사 등 금융기관들이 사활을 건 유치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출금리를 낮추고 부대경비를 면제해주는 등 각종 유리한 조건을 내걸고 세일 중이다. 고객으로선 반가운 일이지만 금리 낮은 데 너무 집착해서는 안된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어디 금리가 싸나=은행들은 대출금리를 양도성예금증서(CD) 3개월물의 유통수익률에 연동시키는 방법으로 금리를 내려주고 있다. 우량고객의 경우 연 7%대(이하 금리는 연 단위). 외환은행 7.54~8.84%, 조흥은행 7.55~7.85%, 하나은행 7.99%, 신한은행 8.25%, 한미은행 8.3% 선에서 가능하다. 종전의 9.50~9.75%에 비해 최고 2% 포인트 이상 낮은 수준이다.

삼성생명은 최저 8.4%를 제시, 3월말까지 팔고 있다.

반면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 기준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곳은 아직 조금 높다. 국민은행 최저 8.75%, 기업은행 8.8%, 주택은행 8.9%, 서울은행 9.25%, 한빛은행 9.4%, 평화은행 9.5%, 대구은행 9.25% 등이다.

CD 연동금리와 우대금리 기준, 두 금리체계를 갖춰놓고 고객이 선택하게 하는 은행도 적잖다.

▲부대경비 면제도 만만찮아=외환은행은 1천만원 이상을 3년 이상 대출할 경우 첫달치 이자를 면제해준다.

하나은행은 대출기간 3년 이상인 경우 4월 14일까지 근저당 설정비를 면제해주며 한미은행은 4월말까지 대출기간 2년 이상, 금액 3천만원 이상이면 근저당 설정비를 면제해준다. 신한은행은 5천억원 한도 내에서 선착순으로 근저당 설정비를 면제해주고 있다.

기업은행은 다음달까지 시가조사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농협은 대출기간 3년 이상이면 근저당 설정비와 시가조사 수수료를 면제한다.

대구은행, 농협, 제일은행 등 시가조사 수수료를 고객에 맡기는 대신 은행 부담으로 하고 있다.

▲금리경쟁에 숨은 함정은=CD 유통수익률을 기준으로 한 금리는 실세금리에 따라 3개월마다 조정하게 돼 있다. 확정금리가 아닌 변동금리라는 얘기다.

현재의 저금리기조에선 CD 유통수익률에 따른 변동금리가 유리하겠지만 상황은 언제든지 달라질 수 있다. CD 수익률에 따라 대출금리가 오를 수 있고 그때 금리가 얼마나 올라갈지는 지금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는 데 주의해야 한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은 장기 상품이다.

각종 특별서비스가 제공된 만큼 중도상환 하려면 수수료를 내야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체크 포인트.

반면 우대금리 기준 금리의 경우 엄격히는 변동금리에 속하지만 CD 연동금리만큼 쉽게 오르내리지는 않아 준 확정금리라고 봐도 무방하다. 중도상환 수수료도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금리가 낮다거나 부대경비를 면제해준다고 무턱대고 선택할 게 아니라 자신에게 어느 대출체계가 적합한지를 따져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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