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추상'과 '구상'의 절묘한 대비

◈권기철.이정웅씨 2인전

한국화가 권기철씨와 서양화가 이정웅씨의 2인전이 15일까지 포항 포스코문화갤러리(054-220-1067)에서 열리고 있다. 작품성격의 뚜렷한 대조로 흥미로움을 느끼게 하는 전시회. 권기철씨는 '소리'라는 무형의 것을 형상화 한 반면 이정웅씨는 극사실적인 작품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둥근 소리의 꿈'을 제목으로 한 권기철씨의 작품들은 회색 혹은 검정색의 어두운 바탕위에 부분, 또는 전체적으로 힘차게 그어진 선이나 단속적인 점들을 통해 소리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표현하고 있다. 소리가 화면으로 옮겨질 때 나타나는 형상들은 아름답다기 보다는 혼란스런 느낌을 준다. 소리를 표현하되 역설적으로 침묵을 찬양하는 것은 아닐까?

이정웅씨의 작품들은 목련, 대추, 진달래 등 토속정취의 대상물들을 극세필로 그려냈다. 하이퍼리얼리즘 기법의 정물화. 그러나 물이 담긴 대접에 한 떨기 목련 또는 진달래 가지를 비스듬히 눕혀 표현하는 등 전형적인 정물화의 구도를 벗어난 조형감각이 색다른 느낌을 안겨준다. 세워지지 않고 누워있는 모습을 통해 제대로 서기 힘든 현실을 이야기하는 듯 하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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