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열린 유상부 포철회장의 정례 기자회견장. 유 회장은 자동차용 강판공급을 둘러싼 현대하이스코와의 갈등 전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몇번씩이나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할말은 많지만 차마 입 밖에 낼수도 없고…'라는 게 유 회장의 속내로 느껴졌다.
질문이 이어지자 유 회장은 '하고 싶은 많은 말'중의 한마디를 내던졌다. "이 문제에 특정부서가 나서 중재하려는 것은 또다른 마찰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었다.
'이 문제'는 현대하이스코에 대한 열연코일 공급건이고, '특정부서'는 산업자원부이며, '또다른 마찰'은 기업간 분쟁에 정부가 나서서 조정할 경우 미국 등이 민간기업 경영에 대한 정부개입 문제를 들고 나와 통상마찰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실제 포철과 현대간 갈등초기 신국환 산자부 장관은 중재안을 제시했다. '포철이 먼저 현대에 물량을 대주고, 현대도 자동차용 냉연강판을 감산하라'는 안이었다. 이같은 정부(산자부)의 중재안이 알려지자 포철은 어이없어 했다. 중재안이 아니라 현대측 주장이 정부안으로 제안자만 바뀌어 포철에 통보한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그런 일이 있고 난 뒤 불과 며칠만에 열린 기자회견.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질문은 쏟아지고…. 유 회장은 이날 또한가지 사실을 얘기했다. 포철-현대하이스코간 분쟁과 관련,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포철의 핫코일 공급거부가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조사받고 있다고 했다.
이런 사실을 전해들은 포철 직원들은 물론 다수 시민들도 "시장원리에 맡겨야 할 문제에 정부가 이렇게 깊숙이 개입하는 의도를 모르겠다"며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정부의 '현대 봐주기' 속편(續編) 정도로 치부하면서 정책의 공정성에 더욱 큰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경쟁업체간에 흔히 불거질 수 있는 사안에 왜 정부가 이토록 빨리, 또 깊숙이 개입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정부의 답변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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