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일 KBS1 역사스페셜 조명

고구려 고분 벽화 가운데 최고(最古)로 알려진 황해도 안악3호분. 남북길이 33m, 동서길이 30m, 높이 6m에 달하는 이 고분은 그 규모만으로 마치 지하 궁전을 보는 듯 하다. 이곳에 빼곡이 들어찬 벽화들이 발견되면서 안악3호분은 고구려인들의 생활상을 이야기할 때마다 빠짐없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발굴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이 고분의 주인공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우리나라 학자는 물론이고 중국과 일본, 북한 학자들까지 가세해 흥미진진한 무덤의 주인 찾기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 중국학자들의 주장대로 '중국인 망명객 동수의 묘'인가. 아니면 고구려 왕릉인가. 왕릉이라면 '미천왕'이냐 '고국원왕'이냐를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KBS 1TV는 10일 오후 8시 '역사스페셜' 시간에 '고대사 수수께끼 안악 3호분, 그 주인공은 누구인가?'를 통해 안악 3호분의 주인공을 놓고 벌이는 각 연구자들의 주장은 어떤 것이고 그 근거는 무엇인가를 알아본다.

1949년. 안악3호분의 발굴이 시작되면서 주인공 부부의 모습을 비롯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고구려인, 고구려군 행렬도 등 다양한 채색벽화가 발견됐다. 이와함께 고구려 고분벽화에서는 흔하지 않은 묵서명이 발견됐다. 묵서명에 새겨진 '동수'. 중국 학자들은 중국에서는 묘지문을 작성할때 성명, 죽은 날짜, 관직을 적는 것이 관례로 무덤의 주인공 외에 묘지를 무덤에 적은 예는 없다는 것을 근거로 중국인 망명객의 묘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에 대해 우리 학자들은 묵서명이 주인공 근처에 쓰여진 것이 아니라 방의 바깥쪽 '장하독'이라는 인물의 머리위에 쓰여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 묵서명은 수문장을 가르키는 것이며 무덤의 주인은 고구려왕을 지낸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이 설은 또 비슷한 시기에 사망한 것으로 전하는 미천왕이냐 고국원왕이냐는 학설로 갈리고 있다.

이를 둘러싼 치열한 논쟁은 이 무덤의 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 4세기경 황해도 일대 낙랑.대방지역을 고구려가 직접 지배했는지 아니면 멸망한 낙랑.대방의 잔존 세력들이 독자적인 통치세력을 형성했는지를 밝힐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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