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백승홍 의원이 지난 6일 오후 여의도 당사에서 이회창 총재를 면담한 뒤 그 내용을 와전시키는 바람에 대구출신 의원들간의 관계가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이날 총재 면담 후 백 의원은 "이 총재가 대구 의원들이 단합, 현안 해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말했다"며 실례까지 거론했는데 이는 결국 지역 의원들이 이 총재에게 질책당한 것으로 비쳐질 수 있었다. 반면 백 의원으로선 이 총재가 자신을 통해 지역 문제를 상의하고 있다는 점까지 은연중에 '과시'한 것처럼 비쳐졌다.
때문에 다른 의원들은 총재실에 발언의 진상을 확인하는 한편 지역 상황이 실제와는 다르게 이 총재에게 전달됐다는 등 반발했으며 결국 9일 여의도 한 음식점에서 열린 대구 의원들 오찬모임에서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특히 시지부장인 이해봉 의원의 경우 지역 단합을 주문하는 내용이었다면 이 총재가 자신에게 지시했어야 했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불쾌해 했다.
그러나 이날 발언의 진상은 그동안 알려졌던 것과는 다르며 이 총재가 대구 중구의 지역구활동 문제와 관련, 전 지구당위원장으로 전국구인 박창달 의원과 논란을 일으키지 말라고 백 의원을 질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백 의원 면담에 앞서 박 의원이 오전 이 총재를 면담한 것으로 확인된데서도 짐작할 수 있다. 박 의원은 "이 총재로부터 전국구이지만 백 의원과 힘을 합쳐 지역을 위해 열심히 뛰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말했다. 결국 두 사람 다 이 총재로부터 다투지 말라는 질책을 받은 셈이다.
실제로 두 사람은 최근 지구당내에서 관변단체 직책을 겸하고 있는 일부 간부 문제를 놓고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 이 총재는 이번 백 의원 발언 해프닝과 관련, 7일 백 의원을 불러 발언을 와전시킨 데 대해 경고했으며 이 지부장에게도 사과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봉대기자 jinyoo@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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