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는 너무 빨리 변하는 사회에 살고 있고, 우리 주위에는 황당한 일들이 많이 생기고 있어서 정신을 차리기 힘들다. 그 중에는 긴 안목으로 보면 긍정적인 일들도 많이 있지만 일어나서는 안될 일들도 많다. 부정적인 일들 중에서도 요즘 자주 볼 수 있는 청소년들의 일탈행위는 정말 걱정스럽다. 물론 청소년들의 일탈행위가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과거에도 문제 청소년과 그들의 일탈행위는 있었고 어른들은 늘 그들의 선도방법을 놓고 고민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버릇없는 행위 혹은 절도나 가벼운 폭행 등 그래도 있을 수 있는 그런 행위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일부 청소년들은 과거에는 상상할 수도 없었던 사회악적 행동을 하고 있다. 초.중학교 학생이 단지 사후세계가 궁금하다는 호기심(?)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가 하면 많은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폭탄제조기술을 돈을 받고 팔려고 인터넷에 올려 놓기도 했다. 인터넷 음란사이트에 탐닉한 중학생이 어머니가 운영하는 유아원의 어린이들을 성폭행했는가 하면 친구의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일, 이른바 '기절게임'을 재미삼아 하고 있다. 그리고 '원조교제'라는 이름으로 빗나간 교제의 대상을 찾기도 한다.
일탈행위의 원인은 여러가지이지만 다른 사람들 특히 일상적으로 가까이 만나는 사람들로부터 배우게 된다는 이론이 제일 설득력이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가는 그가 누구와 가까이 지내고 있는가, 어느 집단에 소속되어 있는가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이런 고전적인 이론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가까운 사람으로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컴퓨터 앞에 앉아서 얼굴도 모르는 많은 사람들로부터 전도된 인생관을 배우고,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다. 사이버세계란 문자 그대로 가상세계이기 때문에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고 그만큼 청소년들에게는 매력있는 내용들일 수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가상공간에서 여러 정보와 접하고 청소년들이 잘못된 길을 가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는 안전막이 별로 없다. 과거에 가까운 사람들 혹은 대중매체의 영향을 중요시하던 시대에는 가족이 청소년들의 일탈을 막는 중요한 보호막이었다. 가족은 사귀는 사람 및 대중매체의 선택에 영향을 줄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리 어린 자녀라도 독립된 인격체이기 때문에 사생활에 일일이 간섭할 수 없다는 가치관이 있기도 하고 또 현실적으로 가족 자체의 자녀통제 기능이 과거보다는 크게 약화되었다. 맞벌이 부부가 많아지면서 부모가 자녀와 같이 있는 시간이 많지 않고, 또 옆에 있다 해도 많은 부모들은 '컴맹'에 가깝기 때문에 자녀가 하는 일을 모른다. 컴퓨터를 안다해도 개인의 비밀번호를 모르면 자기 아이들이 누구와 무슨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렇다고 청소년들의 일탈행위를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모든 청소년을 선도할 수 있는 묘책을 찾기는 어렵지만 가능한 몇가지 방법을 모색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청소녀들을 잘못된 길로 오도할 수 있는 컴퓨터 사이트의 삭제 또는 차단장치, 그리고 보다 건전한 프로그램의 개발이 필요하다. 자녀들이 모든 고민을 부모와 상의할 수 있는 가정분위기가 이루어져야 하고 부모들은 눈높이를 자녀들에게 맞추어 대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또래집단과 항상 만나게 되는 학교생활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학교란 단지 공부만 하는 곳이 아니고 건전하게 친구를 사귈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학생들이 선생님들을 진심으로 존경할 수 있을 때 바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사회전체가 건강하게 되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한남제(경북대교수.사회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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