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법경시 풍조, 지도층 위선탓도

경부고속도로에서 버스가 승합차앞을 끼여들었다고 승합차 운전사가 버스운전사에게 게임용 권총을 난사하는 사건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 바람에 25명의 승객을 태운 버스가 핸들을 급히 꺾어 갓길까지 차가 휘청거리면서 하마터면 대형사고로 이어질뻔 했다.

플라스틱총알인 게임용 권총이었기 망정이지 그게 실제 권총이었다면 그야말로 아수라장으로 변할뻔 했지 않은가. 그뿐인가. 음주운전단속에 불만을 품고 파출소나 경찰서 사고조사반 사무실에 차량을 몰고 그대로 돌진하는 사건도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단속경찰관을 차량에 매달고 그대로 도주하는 사건도 빈발하고 있다.

그야말로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는 말이 실감나는 법경시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이런 범죄의 심리속엔 '내가 당했으니 너도 한번 당해보라'는 보복심리에 잔인성마저 엿보이게 하는 섬뜩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원인제공자에게도 문제가 있었겠지만 우리사회가 왜 이렇게 막가는, 살벌한 세상으로 돌변하고 있는지 참으로 안타깝다.

더욱이 지금 경찰은 기초질서를 다잡겠다고 일제단속을 펴고있는 판국에 이를 비웃기라도 하는 이런 사건이 빈발하는 건 이만저만한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게다가 미국 영화에서나 볼수 있던 불특정 다수를 노린 사제폭탄이 대낮 도심에서 폭발하는 사고가 났으나 범인은 일주일이나 지나도록 종무소식이다.

인터넷엔 음란, 자살, 폭탄제조사이트에 이어 강간게임까지 등장, 사이버공간이 온갖 범법행위로 판을 치며 우리의 청소년들을 오염시키고 있다. 왜 이렇게 됐는가. 그 원인은 뭐니뭐니해도 정치지도층의 법경시 내지 부도덕 경향에서 찾지 않을 수 없다. '거짓말'을 적당하게 포장해 그게 마치 정치인들의 특권인양 하고 있으니 그게 결국 국민들의 냉소를 부르고 급기야 '난들 못하겠느냐'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할 수밖에 없다.

또 사회지도층의 온갖 비리가 매스컴을 장식하고 있으니 결국 그게 국민들은 물론 청소년들에게까지 '몰도덕성'으로 이어지고 정작 죄를 짓고도 그게 나쁜 것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지난번 신창원 검거에 일부 국민들 사이엔 '왜 그렇게 속절없이 잡히느냐'는 동정론이 일었다.

이건 지금 이시대 우리 국민들이 자기도 모르는새 '범법적 사고'에 젖어있는 그 일단이 표출된 것으로 정말 지도층은 심각하게 반성해봐야 한다.

그건 잇단 불법대출사고 등 누가봐도 미심쩍은 사건이 결국 흐지부지 되는 사태가 계속되는한 자칫 우리사회는 그야말로 '아노미'현상으로 치달을 수 있음을 우리지도층은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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